[사설] 유동규 압수 수색 직전 이재명 복심과 통화, 무슨 말 주고받았겠나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이 검찰 압수 수색 직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통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압수 수색이 있던 지난 9월 29일 유씨는 문을 잠그고 검찰 진입을 막으면서 누군가와 통화한 뒤 휴대폰을 창밖으로 던졌는데, 그 사람이 바로 정 부실장이었다는 사실이 36일만에 드러난 것이다. 정 부실장은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 등을 지낸 자타 공인 이 후보의 복심(腹心)으로, 이 후보는 과거 ‘유동규 측근설’을 부인하면서 “측근이라면 정진상 정도는 돼야 하지 않느냐”고 한 적도 있다.
정 부실장은 수사 당국이 자신과 유씨의 통화 내용을 확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입장문을 통해 “언론에 대대적인 보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평소 알고 있던 유 전 본부장 모습과 너무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 것과 충실히 수사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고 했다. 이런 상식적 통화였다면 유씨가 왜 이미 교체한 휴대폰을 다시 창밖으로 버려 증거 인멸을 시도했을까. 야당과 언론을 통해 두 사람 간 통화 의혹이 제기된 지 10여 일이 지났는데 정 부실장이 여태껏 침묵을 지킨 이유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입장문대로라면 정 부실장이 먼저 압수 수색 직전의 유씨에게 전화를 걸었던 셈이다. 두 사람이 사건의 핵심을 감추기 위해 말을 맞추는 등의 대화를 주고받았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후보는 국정감사에서 이 통화에 대해 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신문에서 봤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다른 질문에는 공격적으로 답변하던 태도와 대조를 이뤘다. 그러더니 두 사람의 통화 사실이 확인되자 “나중에 들었다”고 했다. 정 부실장이 이 후보의 지시를 받고 통화했는지, 그랬다면 지시 내용이 무엇인지, 통화 후 이 후보에게 어떻게 보고했는지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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