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선박사고 韓 희생자 추모해준 헝가리 감사"

박혜연 기자,조소영 기자 2021. 11. 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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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한국문화원 방문.."사고는 일어났지만 극복 과정 양국이 보여줘"
음식·문화 소재로 수강생들과 담소..블랙핑크 한복 자투리천 선물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청와대 제공)2021.11.4/뉴스1

(부다페스트=뉴스1) 박혜연 기자,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4일(현지시간)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한 헝가리 시민에게 "헝가리 국민들이 머르기트 브릿지에서 항상 기도하시고 헌화하시고 함께 아파하고 위로할 때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헝가리 한국문화원에서 조각보 제작 강좌에 참여하던 중 헝가리 여성 크리스티나 야콥이 "저는 지금도 매일 사고 현장 옆을 지나갈 때마다 기도한다"고 말하자 이같이 답했다.

크리스티나는 "2019년 TV를 보고 너무 충격적인 일을 뉴스에서 봤다"며 당시 사고를 회고했다. 그는 "선박사고가 일어나고 이틀 뒤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과 같이 대사관 앞에서 추모식을 준비했다"며 "놀랍게도 너무 많은 사람이 와줬다. 같이 헌화하고 기도하고 추모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인이 헝가리를 사랑하고 부다페스트를 사랑하는데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서 저희도 많이 놀라고 안타까워했다"며 "헝가리 정부에서 아주 오랫동안 정성을 다해서 시신을 수습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던 마음도 조금씩 사라졌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헝가리에 오면서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이 머르기트 브릿지에 우리 희생자를 위한 추모 공간이었고, 헝가리 정부에서 추모 공간을 마련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며 "사고는 일어났지만 이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양 정부가 보여주고, 한국민과 헝가리 국민들이 보여준 추모 방문들이 양 정부가 미래에 한결 더 가까이 가는 어떤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해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에서는 헝가리와 한국 문화를 소재로 화기애애한 대화가 이어졌다. 한국문화원 수강생인 쎈테 루쳐는 "K-팝과 BTS, 빅뱅 등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됐다"며 "작년부터 한식을 만드는 것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전에 드라마에서만 봤던 불고기 같은 음식들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한국 음식이 입에 맞던가요"라고 묻자 쎈테는 "너무 좋아졌다. 저희 어머니도 너무 잘 드시고 다른 가족들도 잘 먹는 편이다"고 답했다.

김 여사는 이에 헝가리 음식 '굴라시'를 먹었던 경험을 얘기했다. 김 여사가 "굴라시를 빵에 적셔서 먹으라는데 저는 밥에 말아서 아침에 먹고 왔다"고 하자 현장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김 여사는 또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이 만찬에서 "(헝가리에서는) 바다생선, 민물생선을 넣은 매운탕도 많이 먹는데 거기에도 고추를 항상 넣는다"고 한 발언을 소개하고 "한국 사람도 고추를 정말 좋아하고 모든 음식에 많이 넣는다. 그래서 다시 한번 헝가리 음식과 우리나라 음식이 맞고, 음식도 통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옆에서 "굴라시 드셨을 때 맵게 드셨나"라고 묻자 김 여사는 "아마 여기는 매울 텐데, 한국 사람한테는 맵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웃었다.

김 여사는 행사가 마무리될 즈음 이날 갖고 온 누빔 파우치 안에서 천 조각을 꺼내 수강생들에게 선물했다. 해당 천 조각은 걸그룹 블랙핑크가 입었던 한복 제작회사에서 한복 제작 후 남은 것들로, 자투리라도 버리지 않고 새로운 쓰임으로 탄생시킨다는 조각보의 의미를 담았다.

김 여사는 "유명한 아이돌이 한국 정체성을 얘기하기 위해서 무대복으로 이런 한복 천을 가지고 옷을 만들어 입는데, 제가 그 옷을 만드는 한복집에 가서 천을 달라고 했다"며 "아이돌 친구들이 만든 그 자투리 천을 조금 모아 여기에 넣었다. 여러분은 아이돌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의 설명을 듣자 주변에서는 일제히 탄성이 터졌다.

이날 김 여사가 바느질한 조각천에 담긴 자수는 헝가리 민족기원 신화에 등장하는 '신비의 사슴'이다. 이는 헝가리 수강생이 바느질한 조각천 문양인 한국의 '해태'와 함께 조각보에 담겼으며, 2022년 헝가리 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각보 강좌 수강생들이 만드는 '대형조각보 프로젝트'의 한 조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2012년 개원한 헝가리 한국문화원은 한국어, 한식, 전통춤, 서예, 민화, 조각보, 한국영화, K-POP, 태권도 등 다양한 문화강좌를 열어 헝가리에 한국문화를 알려왔다. 현재 499명의 수강생이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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