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수 갤러리 문활람 초대전 '반석 위의 生'

손봉석 기자 2021. 11. 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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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는 5일부터 16일까지 문활람 작가 초대전 ‘반석 위의 生’전을 연다.

문 작가 손끝에서 고구려 벽화를 생동감 있게 표현한 작품 ‘주작’, ‘현무’ 등은 한반도의 대표 재료인 화강암의 물성을 살리고 고대 때부터 내려오는 안료와 천연 석채를 사용해 그렸다.

문 작가의 현무도에 관한 해석은 현무도를 선과 악의 싸움으로 보고 연구 논문을 쓴 독일의 안드레 에카르트 신부님의 연구 논문과 상통한다.

작가의 고구려 벽화를 통해 살펴본 근원성에 대한 탐구는 아프리카로 이어진다. 구도의 자세로 떠난 아프리카 여행 길에서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깊은 묵상을 했다. 닥지에 담긴 아프리카의 일상은 따스함은 더욱 강렬하게, 차가움은 더 차가운 모습으로 아프리카 사람들의 아픔과 슬픔을 가슴저리게 전달한다.


작품 ‘5월의 꿈’, ‘팅커벨’ 속에서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깊은 눈 속에 담긴 슬픔과 희구가 다가와 아련한 슬픔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속에 등장하는 그리스 신화 속 여신 ‘님프’와 요정 ‘팅커벨’은 슬픔을 승화한 희망의 상징으로 다가와서 작가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동안 오랜 시간을 품은 암석과 그것이 품고 있는 원시적 색상에서 근원의 한 자락을 찾은 작가는 아프리카의 강렬하지만 화려하지 않은 원석의 색과 고구려의 거칠지만 온순한 화강암의 물리적 질감, 색뿐만 아니라 죽은자를 수호하는 네 면의 돌벽이 근원을 드러내는 에너지를 느끼고, 아프리카와 고구려가 서로에게 호응하고 소통하는 동질성을 느끼게 되었다.

전시를 기획한 무우수갤러리 양효주 학예실장은 “인간이 갖는 보편적인 두려움과 삶의 질문들을 고구려와 아프리카라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넘어서 시각 언어로 풀어낸 문 작가의 예술세계와 신앙관을 살펴보며 우리의 고통의 문제를 직면하고 나아가 회복의 길을 모색해 보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는 바람을 전했다.

작가 문활람는 고려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동경예술대학 대학원에서 문화재보존수복학을 전공하여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작가이자 학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우리 DNA 속에 자리잡고 있음에도 아련한 기억만 있을 뿐 개인의 기억 속에 형상하기 어려운 것이 고구려 시대의 역사와 문화다. 아프리카 역시 우리에게 늘 미지의 대륙으로 혹은 서구의 눈을 거친 필터링 후에 전달됐다. 작가는 그림들 속에서 잊혀지고 미지인 두 문화를 생명과 향수를 바탕으로 보듬고 있다.

전시회는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관람객이 안전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된다. 관람비 무료.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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