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건 오직 주식뿐" TINA 현상.. 테이퍼링 나와도 다우는 뛰었다

최형석 기자 2021. 11. 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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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안 서두를것" 발언 영향
기업 탄탄한 실적도 상승 뒷받침
WSJ "향후 TINA 더 강해질 것"
뉴욕 맨해튼 증권거래소 앞의 월스트리트 도로 표지판. /연합뉴스

3일(현지 시각) 전날보다 떨어진 채 거래되던 미국 다우 평균 지수는 오후 2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성명이 나오자 반등하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연준의 메시지가 시장을 움직였다.

미국 증시의 ‘TINA(There Is No Alternative·주식 외엔 대안 없다) 현상’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자유시장 경제를 옹호하기 위해 “대안은 없다”고 한 것인데 증시 호황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채 금리가 여전히 낮으므로 현재 주식은 TINA 심리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3%대였던 채권 금리(국채 10년물)가 현재 1.5%대로 낮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증시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TINA 현상을 뒷받침하는 것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다. 미국 금융 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최근까지 실적을 공개한 S&P500 기업 중 83%가 월스트리트 증권사 추정치를 뛰어넘는 성적표(어닝 서프라이즈)로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투자은행 UBS는 “미국 증시는 현재 (항만 마비 등) 공급망 문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3분기(7~9월) 기업들의 강력한 실적이 강세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확산 이후 S&P500지수 추이

여기에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연준의 입장이 더해졌다. 미 경제 매체 배런스는 “연준은 유동성(자금)을 너무 빠르게 축소할 의도가 전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역사적인 통계도 TINA의 이유로 제시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92년간(1930~2021년) 월 평균 수익률에서 9월(-1.02%)이 제일 나빴고, 10월(0.64)·11월(0.88%)·12월(1.33%)로 갈수록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연말이 다가올 수록 매출을 늘리는 경향이 있고, ‘블랙프라이데이(11월 넷째 주 금요일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소비 대목)’ 등 특수도 겹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 증시에는 연말 주가가 오름세를 이어가는 ‘산타 랠리’라는 용어가 별도로 생겼을 정도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잔치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주가 상승의 원인이 된 기업 실적이 이미 최고점에 달했고, 공급망과 물가 상승 문제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며 “산타 랠리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한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예상치를 웃도는 기업 실적에도 주식 한 주당 순이익을 나타내는 주당순이익(EPS)은 올해와 내년 대체로 변동이 없다”며 “이는 증시 상승세가 정점에 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4일 코스피는 0.25% 상승했고, 코스닥은 0.36% 하락 마감했다. 국내 증시에도 테이퍼링 충격은 없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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