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년 6월 테이퍼링 끝난뒤.. 美 금리인상 시작된다 [긴박해진 금리인상 시간표]

박종원 2021. 11. 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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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금리인상과 별개" 강조 불구
투자자들 "내년 하반기 인상 예상"
1년 뒤 인상했던 7년전보다 빨라져
연준, 축소 규모·속도엔 언급 없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돈을 풀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0개월 만에 이달부터 다시 돈줄을 죄겠다고 선언하면서 향후 금리인상 시기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연준은 3일(현지시간) 이달 중 실시되는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가 내년 6월까지 8개월간 진행된다고 밝혔다. 테이퍼링 종료 직후에 곧바로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시장에서 쏟아지고 있지만, 연준은 구체적인 시기를 이날 내놓지 않았다.

다만 7년 전 실시됐던 테이퍼링과 비교할 때 이번에는 미 연준의 조급함이 드러나고 있다. 7년 전 오바마행정부 때 실시했던 테이퍼링과는 180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7년 전보다 테이퍼링 금액은 30% 가까이 늘었지만, 테이퍼링 기간은 오히려 2개월 가까이 줄었다. 더욱 큰 차이점은 7년 전에는 테이퍼링이 끝난 뒤 1년 뒤에야 금리인상을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테이퍼링이 끝난 뒤에 곧바로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부터 자산매입으로 시장에 돈을 풀고 있는 연준은 현재 매월 미 국채 800억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400억달러를 합해 1200억달러(약 141조6960억원) 규모의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 연준은 이날 발표에서 일단 이달과 다음달에 국채와 MBS 구입 규모를 각각 100억달러, 50억달러씩 줄인다고 밝혔다. 연준이 매달 같은 액수를 줄일 경우 8개월이 지난 2022년 6월에 자산매입을 끝낼 수 있다.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자산매입과 제로 금리 정책을 폈으며 2014년 1월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했다. 연준은 테이퍼링 개시 당시 매월 450억달러의 국채와 400억달러의 MBS를 매입했고 같은 해 10월까지 10개월에 걸쳐 자산매입을 줄였다. 연준은 이날 발표에서 11~12월 축소액만 언급했고 앞으로 축소 규모와 속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내년 하반기 금리인상 조율

파월은 올해 들어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은 별개의 문제라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지난 2013년 벌어졌던 '긴축발작'의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미국과 세계 경제는 지난 2013년 5월 당시 연준이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자 연준이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으로 한꺼번에 돈줄을 틀어막는다는 불안감이 폭발하면서 이른바 긴축발작으로 불리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를 의식한 연준은 2014년 10월에 테이퍼링을 끝내고 1년 넘게 기다린 뒤 2015년 12월에 제로(0~0.25%)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에는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현지 투자은행 웰스파고의 마이크 슈마허 금리 담당 이사는 3일 연준 발표 직후 기준금리 선물 시장을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내년 7~9월 사이로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슈마허는 3일 발표 직전만 하더라도 시장에서 바라보는 2022년 금리인상 확률이 75%였으나 발표 직후 100%로 뛰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2년에 2차례, 2023년에 3차례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앞서 연준은 2015년에 1차 금리 인상 이후 1년을 더 기다려 2차 인상에 나섰다.

연준이 일정을 확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미 경제가 현재 '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난제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5.4% 올라 5개월 연속 5%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를 생각해 돈줄을 죄려고 하니 경기 회복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발표된 미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간 환산 기준으로 2%를 기록해 전 분기(6.7%)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파월은 테이퍼링 발표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이며 금리인상을 말하기에는 아직 경기 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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