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벤처로 시작..창업꿈 맘껏 펼쳐라"

서대현 2021. 11. 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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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에 300억 쾌척한
이준호 덕산그룹 회장
자금문제 부딪혀 좌절 겪는
청년 창업가 위해 기부 결심
UNIST 창업전용 건물 짓기로
"사업은 전쟁, 기초과학서 승부"
2017년이후 고교·대학생
80명에 5억6천만원 지원도
이준호 덕산그룹 회장 UNIST 발전기금 약정식이 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이 회장, 임혜숙 과기부 장관, 이용훈 UNIST 총장. [사진 제공 = 덕산그룹]
"전쟁 같았던 사업 경쟁 속에서 기초과학, 연구개발, 특허, 인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덕산그룹 이준호 회장(75·사진)이 4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발전기금으로 사재 300억원을 기부했다. 발전기금 기부약정식은 이날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용훈 울산과기원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회장은 "덕산그룹을 벤처기업에서 중견기업 수준으로 성장시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힘든 과정을 이겨내면서 벤처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누군가 도와줄 수 있다면 시행착오 없이 무난히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덕산그룹의 모태는 1982년 창업한 덕산산업으로 1999년 반도체 소재 기업 덕산하이메탈로 사명을 바꿨다. 덕산그룹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 일색인 울산에서 드물게 반도체 소재라는 첨단 산업 분야에서 성공한 울산 제1호 향토 벤처기업이다.

벤처기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덕산그룹은 연구개발에 관심이 많았고, 혁신 기술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이 회장은 "덕산하이메탈 창업 당시 수입에 의존했던 정보통신(IT) 소재를 국산화하지 않고는 산업 강국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 연구개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 결과 덕산그룹은 덕산하이메탈, 덕산네오룩스, 덕산테코피아 등 상장사 3곳을 포함해 9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상장사 3곳의 시가총액은 2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덕산하이메탈은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핵심 소재인 솔더볼 국산화에 성공한 국내 1위 업체다.

덕산네오룩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핵심인 발광 소재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덕산테코피아는 반도체 박막형성용 증착 소재(HCDS)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우주 강국 대한민국의 신호탄을 알린 '누리호'에 항법장치(GPS)를 공급한 덕산넵코어스도 덕산그룹 계열사다.

이 회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같은 첨단 소재 산업을 하면서 부딪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결국 문제는 사람이 해결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 특히 이공계 인재의 중요성을 절감했기에 이공계 인재 육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7년 장학재단 유하푸른재단을 설립해 매년 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현재 4기까지 지원한 학생은 고교생 30명, 대학생 50명 등 총 80명, 지원한 장학금은 총 5억6000만원이다.

울산과기원은 300억원의 발전기금으로 학교 안에 교수와 대학생 창업 전용 건물인 '챌린지 융합관'(가칭)을 짓고, 일부는 운영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울산과기원은 챌린지 융합관이 완공되면 IT, 바이오테크(BT), 인공지능(AI), 시스템 반도체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기업 창업이 활발해져 울산을 혁신 산업도시로 만들어 나가는 데 밑거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울산과기원은 이번 발전기금 기부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 위해 챌린지 융합관에 대한 기부자 명명, 예우 공간 조성, 명예박사 수여 등 다양한 기부자 예우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과학기술인들은 팔방미인형 우등생보다 한 분야에 매진해 그 분야의 최고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챌린지 융합관에서 울산과기원의 젊은 과학자들이 마음껏 창업의 꿈을 펴고, 연구 분야에도 매진해 향후 세계적인 기업가와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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