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화 삽화" 안내상·길해연·백지원 '통증의 풍경' 담담해서 더 끌리는 추적 스릴러(종합)

이하나 2021. 11. 4. 15: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백지원, 안내상, 길해연
임세준 PD, 백지원, 길해연, 안내상

[뉴스엔 이하나 기자]

안내상, 길해연, 백지원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나선 ‘통증의 풍경’이 담담한 화법으로 건조해진 사회와 삶을 돌아보게 한다.

11월 4일 오후 2시 KBS 2TV 드라마스페셜 2021-TV시네마 ‘통증의 풍경’(극본 임세준, 송슬기/연출 임세준)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 됐다. 행사에는 임세준PD, 배우 안내상, 길해연, 백지원이 참석했다.

‘통증의 풍경’은 올해 KBS가 선보이는 TV시네마 4편 중 한 작품으로, 허름한 동네에서 벌어진 기이한 살인사건을 쫓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다. 떠오르고 있는 현대 사회 문제 고독사를 위장한 연쇄 살인 사건이 배경으로 현대 사회에서 밀려난 이들을 현실적으로 조명한다.

임세준 PD는 “이 작품이 다른 지점이 있다면 최대한 건조하고 담담하게 떨어져 보는 작품의 유형을 만들자고 노력했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장르물의 기본이다. 우리가 소위 영화라고 부르는 것들의 명제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작품도 그렇게 풀어내고 싶었다”라며 “이 작품은 무기력에 관한 이야기다. 겉잡을 수 없는 공포나 연쇄살인마를 허구가 아닌 상황으로 담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했다. 한국화된 연쇄 살인마를 보여주는데 집중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과장, 강조, 미학적인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방관하는 느낌으로 제작하려고 했다. 촬영, 편집이나 음악에 있어서도 기교를 부리지 않으려 했다”라고 덧붙였다.

수많은 작품에서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존재감을 보여준 안내상, 길해연, 백지원은 각각 사건의 키를 쥐게 된 신부 가브리엘, 노파, 사건을 끝까지 파헤치는 형사 윤광숙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실제 신학과 출신인 안내상은 이 작품은 ‘고독사’를 다루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안내상은 “대본을 받았을 때 드라마인지 영화인지 혼돈이 왔던 작품이었다. 계속 ‘너희들의 삶은 괜찮아?’, ‘지금까지 삶은 만족해?’라는 질문을 던져주는 작품이었다”라며 “신부는 어떤 사람일까 늘 궁금했다. 그분들은 결혼도 안 하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신앙심 하나로 살아간다. 이 작품은 다른 신부를 이야기하고 있더라. 답을 추구하지만 답을 찾지 못하고, 갈등을 겪는 인물이다. 감독님의 조언에 따라 최대한 담담하게 풀어가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출연 계기에 대해 길해연은 “KBS에서 이런 걸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막극을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한 단계 나아간 것 같아서 반갑고 기뻤다”라며 “거리에서 폐지를 조용히 줍고 다니고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고 누구와도 만나지 않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생이 참담하고 불행하게 사는 후배가 있는데 그 친구한테 ‘너 외롭지 않니?’라고 했더니 그 후배가 ‘태어날 때부터 쭉 외롭게 살아서 나는 외로움을 모르는 것 같다’라고 했는데 그 말이 가슴을 쳤다. 이 작품이 그랬다”라며 “노파라는 사람은 ‘고독하다, 쓸쓸하다, 무기력하다’도 넘어선 경지에 있는 것 같다. 과연 드라마 속에만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서 노파는 풍경처럼 스며들어 있었다고 생각했다. 등장 인물들은 사람과 섞여 살지만 고립되어 있다. 담담하지만 깜짝 놀라실 것”라고 덧붙였다.

백지원도 “기존에 다른 드라마들과 다르게 어떤 상황에 대해서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나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제시해주는게 전혀 없는 대본이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힘들고 건조한 현실 속에서 ‘나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를 계속 생각하게 해주는 대본이었다. ‘KBS에서 진짜 이걸 한다고?’ 약간 그런게 있었다”라고 공감했다.

캐릭터에 단순하게 접근했다는 백지원은 “가장 의욕적으로 타오르던 불꽃이 제일 마지막에는 결국 사라진 인물의 흐름을 가진 캐릭터더라. 시작할 때는 의욕적으로 시작했는데 점점 촬영이 진행될수록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내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나?’라는 화두에 고민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통증의 풍경’ 관전 포인트에 대해 길해연은 “드라마는 이야기를 건네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이 작품은 잔혹 동화, 삽화 같은 느낌으로 봐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고, 안내상은 “20대의 세계관이 지금의 내 세계관이다. 인생에 있어 계속 문제를 던져야 하는데, 언제 어떻게 문제를 받아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그때 ‘통증의 풍경’을 보면 되짚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백지원도 “담담하게 봐 달라. 풍경 컷들이 많이 나오는데, 예뻐 보이는 풍경 안에 아픈 통증, 묻어둔 통증이 있다. 아팠던 부분이나 상처들이 흘러갔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KBS 드라마 스페셜 2021-TV 시네마 ‘통증의 풍경’은 11월 5일 밤 11시 25분 KBS 2TV에서 방송 된다. (사진=KBS)

뉴스엔 이하나 bliss21@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