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586 기득권'과 세대교체

유회경 기자 2021. 11. 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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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대학을 다녔던 586세대는 현재 우리 사회의 확고한 주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586세대는 혁명적 평등주의와 민족주의를 이념으로 채택해 대학과 노동 현장을 중심으로 지식인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20대 '하방운동'을 거쳐 30대에 각종 시민단체와 정당을 건설하고 40대와 50대에 정치와 경제 권력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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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경 경제부 부장

1980년대 대학을 다녔던 586세대는 현재 우리 사회의 확고한 주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586세대는 혁명적 평등주의와 민족주의를 이념으로 채택해 대학과 노동 현장을 중심으로 지식인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20대 ‘하방운동’을 거쳐 30대에 각종 시민단체와 정당을 건설하고 40대와 50대에 정치와 경제 권력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1970년대생들은 이들의 지도를 충실히 따랐고 1980년대생들에게도 이들의 지도력은 상당히 견고하게 유지됐다. 이는 주요 선거, 각종 시위 등에서 쉽게 확인된다.

노동 분야 난제 중 하나인 이중구조 문제 역시 연원을 따져 보면 586세대에 일정 책임이 있다. 외환위기 이후 정리해고에서 살아남은 586세대 노조 리더들은 자신의 몫을 챙기기 위해 대기업·공기업과의 교섭에 전투적으로 나섰다. 자본은 정규직 노조의 전투주의에 따라 상승한 노동 비용 압박에 대해 △생산 설비의 해외 이전 △하청업체 후려치기 △파견·비정규직 확대와 임금 억제 등의 방식으로 대응했고 이후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확대 현상이 고착됐다. 이는 청년 실업문제와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다.

586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누리고 있기도 하다. 다른 세대를 압도하는 고위직 장악률과 상층 노동시장 점유율, 최장의 근속연수, 최고 수준의 임금과 소득점유율, 세대 간 최고의 소득 격차는 586세대 상층 리더들이 다른 세대에 돌아가야 할 몫을 더 가져간 까닭이라고 이승철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강조한다. 이 교수는 “오늘의 상층 노동시장을 대규모로 장악한, 역사상 최대 출생 세대이자 가장 응집적으로 네트워크화돼 있는 586세대는 스스로가 구축한 네트워크 위계로 인해 발생하는 폐해를 시정하고 청년, 여성 등 희생자들을 어떻게 보듬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강력한 임금 피크제 실시 등을 주장한다.

일종의 세대 양보론이다. 정치권이나 시민운동 등에서 공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한 586세대들이 아래 세대들에 자리를 양보해야 하고 대기업도 50대 사무직·생산직 고임금의 근원이 되는 연공서열제를 허물고 직무급제로 전환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나눠줘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제기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세대 양보론이 과연 가능할까. 특히 후자의 경우 밥그릇이 달려 있는데 자발적으로 양보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노조와 시민단체로 대표되는 586세대의 강고한 네트워크 응집력에 강한 충격을 줘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수밖에는 없는 듯하다. 이런 점에서 내년 대선은 세대교체의 실마리를 풀 좋은 기회일 수 있다.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주지하다시피 586세대 운동권의 요새다. 대선 패배는 586세대에 치명타가 될 수 있고 다른 영역에도 줄줄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뭔가 거대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586세대의 쇠퇴 혹은 퇴장이 그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세대별로 보면 586세대와 40대는 여전히 여권을 지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반면 20·30대 다수는 반대의 생각을 가진 듯하다. 내년 대선은 세대교체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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