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상자를 열면 고양이가 살아 있어야 할텐데요

오문영 기자 2021. 11. 4.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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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상황이네요." 얼마전 독자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최근 작성한 초전도케이블 관련 기획 기사에 대한 개인적 소회가 담겨있었다.

그는 한국의 초전도케이블 기술력에 감탄하면서도 앞으로에 대해선 걱정했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만큼 초전도케이블 총괄기술을 확보하고 실증사업을 진행 중인 곳은 4개국 5개사(한국 LS전선·프랑스 넥상스·일본 스미토모·후루까와·미국 울테라)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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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상황이네요." 얼마전 독자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최근 작성한 초전도케이블 관련 기획 기사에 대한 개인적 소회가 담겨있었다. 그는 한국의 초전도케이블 기술력에 감탄하면서도 앞으로에 대해선 걱정했다.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했음에도 높은 초기비용 탓에 시장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반생반사의 고양이에 빗댔다.

초전도 케이블은 극저온에서 전기 저항이 완전히 사라지는 초전도체를 활용해 만든다. 기존 구리 케이블보다 송전용량을 5배 이상 늘리면서도 송전손실을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저전압으로도 대용량 송전을 할 수 있어 변전소도 필요없다. 초전도케이블이 '꿈의 전선'으로도 불리는 이유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만큼 초전도케이블 총괄기술을 확보하고 실증사업을 진행 중인 곳은 4개국 5개사(한국 LS전선·프랑스 넥상스·일본 스미토모·후루까와·미국 울테라)에 그친다. 이중 LS전선은 단연 최고다. 보유 제품의 성능과 라인업 모두에서 앞섰다. 상용화에 성공한 업체도 LS전선 뿐이다.

하지만 독자의 비유처럼 상황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초기비용이 너무 비싼 탓에 시장 확대가 더디다. 일각에서는 '시간이 해결해줄 일'이라 말하지만 간단치 않은 문제다. 시장을 키우려면 초기비용을 낮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다시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LS전선이 진행 중인 사업은 대부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내외에서 20여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어느 시점에 몇 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그 사이 경쟁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다. 초전도 기술이 확장되면 자기부상열차, 초전도추진 선박 등 차세대 수송시스템은 물론 핵융합 발전 기술의 토카막, 양자컴퓨터 등 산업적으로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LS전선의 싸움은 고독하기만 하다. 지난 10년간 국책과제를 제외하면 정부 지원은 거의 없었다.

시장에 영원한 1등은 없다. 일본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지만 당장의 시장성 때문에 추가 투자를 미룬 사이 한국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초전도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상자를 열었을 때 고양이가 죽어있는 일이 없길 바란다.

오문영 산업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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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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