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도체 방어 나선다..산업부 장관, 9일 미국행
[경향신문]
미국 상무부 장관과 회담 예정
기업들 정보 제출 기한 8일 종료
공급망 자료 ‘기밀’ 이해 구할 듯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이 반도체 문제를 풀기 위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난다.
3일 국회와 산업부 등에 따르면 문 장관은 오는 9~10일 이틀 일정으로 방미해 러몬도 장관과 회담한다. 문 장관은 현재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해 헝가리·폴란드를 방문 중이다. 그는 귀국 후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뒤 다음날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문 장관 방미 시점은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세계 반도체 업체들에 정보 제출을 요구한 기한(8일)이 종료된 직후다. 문 장관은 러몬도 장관에게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낸 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기밀보호 때문에 추가로 자료를 내기 어려운 사정 등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 기업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양국 간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유럽연합(EU)의 철강 관세 제한을 낮춘 데 대해 한국산 철강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장관의 방미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최근 움직임에 반도체와 철강 등 한국 주요 산업이 피해를 볼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산업부의 미진한 대응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진 만큼 장관이 직접 나서 문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의 회담에서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또 지난달 1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
미국 정부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화하자 지난 9월24일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과 화상 회의를 열어 45일 내로 반도체 재고와 주문, 판매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이 요구한 자료는 최근 3년 매출과 출하 대비 주문율, 제품별 3대 고객리스트, 고객별 예상매출 비중, 주문이 많은 제품의 제작 장소, 현재 재고와 평균 재고량,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 등 26가지에 이른다. 이에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영업 기밀이 노출될 수 있다며 우려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자료를 제출할지 여부에 대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긴 어렵고,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제외한 수준에서 기한 내에 제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가장 관심 있는 건 미국 내 공급이 불안한 자동차 관련 반도체 자료”라며 “메모리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한국 기업에 대한 자료 제출 압박은 그리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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