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무성한 덩굴식물..알고 보니 '생태교란종'
[경향신문]
한강을 걷다보면 나무 주변으로 푸른 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환경보전을 위해 일부러 심었거나, 자연적으로 자라난 풀로 보이지만 이 식물들은 ‘생태교란종’인 ‘가시박’이다.
서울 한강사업본부는 지난 5~10월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뚝섬한강공원 등 한강공원에 증식하는 27만5000㎡ 규모의 생태교란 식물을 제거했다고 3일 밝혔다.
생태교란식물이란 ‘특정지역의 생태계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식물’을 말한다. 외래종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가시박, 돼지풀, 환삼덩굴, 서양등골나무 등 16종이 환경부 장관 고시로 지정돼 있다.
한강공원은 특히 덩굴성 1년생 식물인 ‘가시박’이 많이 번식한다. 가시박은 물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어 전국 하천에 분포하는 교란종이다. 가시박은 번식력이 특히 뛰어나 단기간에 광범위하게 퍼져가는데, 덩굴이 본래 그 자리에 자라고 있던 나무를 휘감고 햇빛을 차단시켜 죽게 한다. 또 줄기에는 가시와 유사한 억센 털이 나 있으며, 한 뿌리에서 나온 줄기 마디에서 덩굴손이 서너 갈래로 갈라져 나와 최대 4~8m까지 자라기 때문에 제거작업에도 어려움이 많다.
서울한강사업본부는 조기 제거를 위해 가시박 씨앗이 떨어지기 전에 줄기를 지속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을 벌였으며, 내년에도 덩굴이 번지기 전 3월부터 뿌리째 집중 제거작업을 할 예정이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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