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전남, 준PO 공식 깨지 못했다..대전이 안양과 승격 PO 격돌

(베스트 일레븐=대전)

전남 드래곤즈가 상위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승격 준플레이오프 공식을 깨지 못했다.

3일 오후 7시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대전 하나시티즌과 전남 드래곤즈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승격 준플레이오프(준PO)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FC 안양을 상대하는 승격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은 전남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대전의 몫이 됐다.

홈팀 대전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승섭, 원기종, 공민현이 3톱에 섰고, 마사와 이현식이 그 뒤를 받쳤다. 좌우 측면에서는 서영재와 이종현이 자리했으며, 이웅희, 박진섭, 이지솔이 3백을 구축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동준이 꼈다.

전남은 4-3-3 포메이션을 기본 틀로, 김현욱, 이종호, 발로텔리가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최호정과 황기욱, 정호진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수비라인은 올렉, 장순혁, 박찬용, 김태현이 구성했으며, 골문은 박준혁이 지켰다. 물러설 곳이 없는 전남은 교체명단에 수비수를 단 한명도 포함시키지 않았을 정도로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성했다.

조급할 수밖에 없는 전남이 먼저 대전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5분 정호진이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회심의 슈팅을 날린 것이다. 대전도 전반 11분 이웅희가 수비수 사이에 공간이 생기자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날리면서 응수했다.

전남은 좌우 풀백을 높은 위치까지 올리고, 최호정이 깊숙이 내려와 사실상 3백에 가까운 대형을 구성했다. 최전방에서는 발로텔리가 폭넓게 뛰면서 호시탐탐 찬스를 노렸다. 전반 12분에는 이종호가 반대편을 보고 올린 크로스를 발로텔리가 헤딩 슛으로 연결하면서 한 차례 좋은 장면이 나왔다.

대전은 전남의 최전방에 개인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많다는 걸 고려해 위험지역에서 상대를 타이트하게 압박했다. 공격권을 가져오면 순간적으로 최전방에 많은 숫자를 두고 전남을 괴롭혔다. 전반 28분에는 원기종이 상대 선수를 차례로 제치고 측면 깊숙이 파고든 뒤 중앙으로 내준 공을 김승섭이 슈팅해 상대를 긴장시켰다. 전남은 대전이 라인을 끌어올린 틈을 타 발로텔리가 여러 차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선제골에 따라 경기 향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두 팀 모두 후반전에도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갔다. 후반 20분에는 0-0의 스코어에 안주할 수 없는 전남이 먼저 변화를 가져갔다. 최호정을 빼고 박희성을 투입하면서 공격에 무게를 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대전이 주도권을 잡고 전남을 몰아붙였다. 대전은 후반 26분 마사가 전남 수비 뒷공간을 절묘하게 파고들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전남은 후반 38분 사무엘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대전의 막판 공세에 시달리면서 결국 대전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승격 준PO 역사상 순위가 낮은 팀이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한 건 7번 중 딱 한번뿐이었다. 지난 2014년 광주 FC가 유일하다. 홈에서 치르는데다, 무승부만 거둬도 된다는 이점을 등에 업고 있기 때문에 상위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전남은 FA컵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결승에 오른 것처럼 또 한 번의 이변을 그렸지만, '상위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승격 준PO 공식을 깨지 못했다.

글=유지선 기자(jisun22811@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