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실체 없다".."기억 못 해" 되풀이한 김웅

<앵커>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공수처가 오늘(3일) 김웅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습니다. 김 의원은 의혹의 실체가 없다면서 공수처 수사를 비난했는데, 정작 자신이 해명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배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철저한 비공개 조사를 받은 손준성 검사와 달리, 공수처 정문으로 들어선 김웅 의원은 작심한 듯 공수처를 성토했습니다.

김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은 실체가 없다며 공수처가 부당한 선거 개입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 공수처가 만들어지게 되면 윤석열 수사처가 될 것이라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고요.]

특히 제보자 조성은 씨와 통화에서 나온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만들겠다는 언급이 검찰과 공모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오히려 제보 사주 의혹을 수사하라며 조 씨에게 화살을 돌렸습니다.

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배후로 언급하는 것은 억지라고 일축하면서도, 조 씨에게 고발장을 왜 대검에 접수하라고 했는지, 그리고 누구에게 고발장을 받아 조 씨에게 전달했는지에는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 그걸 누구한테 줬는지 그 제보자가 누군지도 그때 당시에 기억을 전혀 못 하고 있었고 통화를 그렇게 했음에도 제가 전혀 알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김 의원과 검찰의 공모 관계를 의심하고 있는 공수처는 핵심 물증인 김웅·조성은 간 통화 내용을 토대로 김 의원을 추궁하고 있습니다.

이미 확보한 손준성 검사의 진술로 기억이 안 난다는 김 의원을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의원에 대한 조사는 밤늦게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조만간 공수처는 손준성 검사를 재차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적 없다는 손준성 검사, 그리고 누구에게 고발장을 받았는지 기억 안 난다는 김웅 의원.

이 두 사람의 연결고리를 이어낼 수 있느냐에 공수처의 수사 성패가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황지영)

배준우 기자gat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