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국 ‘계몽 시대’ 이끈 철학자 리쩌허우 별세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1. 11. 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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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명 철학자 리쩌허우(가운데). 2014년 중국 화동사범대 강의 장면./화동사범대 홈페이지

현대 중국을 대표하는 철학자인 리쩌허우(李澤厚·91) 선생이 2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에서 별세했다고 중국 신경보가 3일 보도했다.

중국 후난에서 태어나 베이징대 철학과를 졸업한 리쩌허우는 중국 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에 배치됐지만 1966~1976년 문화대혁명 기간 농촌으로 쫓겨나 사상 개조를 강요받았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연구를 계속해 ‘중국 사상 3부작’이라 불리는 ‘중국근대사상사론’ ‘중국고대사상론’ ‘중국현대사상론’을 펴냈다. ‘미학논집’ ‘미(美)의 역정’ 등을 펴내며 미학 열풍을 이끌었다. 특히 문화대혁명 이후 방황하던 1980년대 중국 젊은이들에게 ‘계몽’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중국 청년들을 공산주의 서적에서 해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경보는 “청년들에게 정신적 스승으로 불렸다”고 평했다.

1989년 천안문 사태가 발발하자 중국 당국을 비판했다가 3년간 가택에 연금됐다. 1991년 미국으로 망명해 정착했다. 이후 콜로라도대, 미시간대 등에서 강의했다. “역사는 혁명이 아니라 진화를 통해 발전한다”며 법과 제도를 통한 사회 진화를 주장했다. 애국만 강조하는 중국 내 분위기를 비판하고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이 결합한 국가사회주의가 중국에서 대두할 위험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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