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 압박하니.. 중국발 '원자재 대란' 산업계 덮쳤다 [미중갈등 역풍 맞은 제조업]

정지우 2021. 11. 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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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독점 마그네슘 가격 2배 껑충
배터리 주재료 리튬도 4배 급등
美 설비 공급중단에 보복 해석도
부품업체들 가격 급등에 초긴장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윤재준 김병덕 기자】 마그네슘과 리튬, 알루미늄, 요소수 등 중국발 각종 원자재 대란이 산업계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표면적으론 전력난과 탄소중립 정책 등이 원인이지만 미중 갈등의 후폭풍이 원자재 공격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의 대중 견제 청구서가 한국 등 전 세계로 날아가는 형국이다.

중국의 원자재 압박이 전방위로 전개되자 각국들은 중국과 협상에 나서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3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체코의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는 최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자동차용 알루미늄 생산소재인 마그네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그네슘 가격은 지난 10년 동안 t당 1만4000∼2만위안(약 256만~365만원)에서 지난 8∼9월 평균 약 4만2000위안(약 768만원)에 거래됐으며 한때 7만위안(약 1280만원)까지 가파른 곡선을 그렸다.

중국은 세계 마그네슘 공급망을 거의 독점(생산량 비중 87%)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력난에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공장 가동은 수시로 중지되고 있다. 전력난 배경 중 하나는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 이후 에너지원 부족이다. 이로 인해 공급이 달리면서 알루미늄 가격은 13년 만에 최고를 찍었다. 지난달 기준 t당 3000달러(약 351만원)로 2008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는데, 이는 t당 1500∼2000달러(약 175만∼234만원) 수준에서 최대 2배 오른 가격이다.

배터리의 주재료인 리튬 가격은 최근 1년 동안 중국에서 4배 이상 급등했다.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은 t당 19만2500위안(약 3552만원)으로 전년 대비 360% 올랐다.

중국은 리튬을 직접 생산하기보단 칠레 등에서 수입한 뒤 배터리에서 쓸 수 있도록 탄산과 혼합하는 가공공장을 가장 많이 운영한다. 리튬은 원광물 그대로는 배터리에 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중국 탄산리튬 공장이 어떤 이유에든 공급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면 세계 전기차 시장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부에선 미국의 반도체 설비 공급 중단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중국이 타격을 받는 만큼 배터리로 되갚겠다는 속내라는 취지다.

전략용 희토류 가격도 1년 새 2배로 뛰었다. 중국은 자국산 희토류에 대한 미국의 무역규제 검토에 중희토류(우주·국방·첨단제품 제조용) 생산업체 합병을 통해 통제권 강화로 맞서고 있다.

디젤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을 인체에 해가 없도록 바꾸는 저감장치(SCR)의 필수품목인 요소수는 국내 수입량의 3분의 2가 중국산이다. 정부는 2015년부터 모든 디젤차에 SCR을 의무 장착토록 했다. 요소수가 부족하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달 15일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 수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이로 인해 당초 1만원이던 10L 한 박스가 7만∼1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마저도 구하지 못한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산업계 고민은 아직 미중 갈등 해소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중국 전력난도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독일과 유럽에선 원자재 재고가 11월이면 바닥이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는 중국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자동차부품 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미 납품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들어 환율까지 오르면서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천재지변과 마찬가지라 대비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주요 광산들은 인도네시아, 호주 등에 있지만 원료를 가공하는 공장들이 중국에 있는 만큼 향후 파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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