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무엇이 문제였을까

한겨레 2021. 11. 3. 17:5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페이스북은 최근 사명을 '메타'로 변경했다.

'이미지 세탁'을 위한 것이라는 비난이 있는데, 페이스북 내부고발자가 제공한 기밀 자료에 기초한 <월스트리트 저널> 의 연속 탐사보도는 지난 9월 시작되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8년 알고리즘을 변경했다.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미 의사당 점거 폭동, 미얀마에서 벌어진 참혹한 인종청소와 집단 성폭행은 페이스북에서 선동·혐오 게시물이 증폭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김묘희|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페이스북은 최근 사명을 ‘메타’로 변경했다. ‘이미지 세탁’을 위한 것이라는 비난이 있는데, 페이스북 내부고발자가 제공한 기밀 자료에 기초한 <월스트리트 저널>의 연속 탐사보도는 지난 9월 시작되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건은 10월5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폭로했다. “페이스북은 사실상 도덕적 파산 상태이다. 의회가 행동하라.”

구글, 옐프, 핀터레스트에서 알고리즘 업무를 진행했던 하우건은 페이스북에서 오보 대응 업무를 하고자 하였으나, 페이스북은 공공의 이익과 회사의 이익이 충돌할 때마다 기업 이윤을 선택하고 내부자들의 문제 제기를 무시했다. 하우건이 수만장의 내부 문건을 가지고 퇴사하여 언론과 의회에 제공한 이유이다. 기업이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 왜 문제냐고? 어린이 입맛에 맞는 담배 출시 및 광고, 청소년 상대 다이어트·성형 상담 마케팅, 특정 집단에 대한 공격 행동을 선동하는 방송이 가능할까? 통제 불능의 사회가 아니라면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은 이용자가 신체와 라이프스타일을 전시하면 그 인기도를 정량화하고, 이를 통해 부정적인 사회적 비교를 경험하게 하기 때문에 다른 소셜미디어보다 더 나쁘다. 취약한 사용자는 행복하지 않지만 인스타그램 접속을 멈출 수 없고, 자기혐오나 그로 인한 극단적 선택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또래 압력을 받는 10대들은 고립되는 것이 두려워 접속을 멈출 수 없다. 그들의 부모 세대는 기술에 의한 중독을 경험한 적이 없기에 아이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고,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방법도 알지 못한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인스타그램 키즈’를 출시하고자 계획하였던 페이스북은 자체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10대들의 불안과 우울증, 자살 충동을 방치해왔다.

페이스북은 2018년 알고리즘을 변경했다. 이용자 관심도가 높은 게시물을 페이지 상단에 배치하기 위해 참여 기반 순위에 따라 게시물에 점수를 부여했다. ‘좋아요’, 댓글, 공유가 많은 게시물일수록 점수가 높도록 가중치를 두었다. 그 결과 자극적이고 유해하며 분열적이고 극단적인 콘텐츠일수록 이목을 끌어 참여 기반 순위에 의해 증폭되었다. 페이스북은 무결성 시스템 없는 참여 기반 순위가 위험하다며 제재 규정을 마련하여 두고 있지만,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고 모든 언어에 적용될 수 없고 자의적으로 적용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미 의사당 점거 폭동, 미얀마에서 벌어진 참혹한 인종청소와 집단 성폭행은 페이스북에서 선동·혐오 게시물이 증폭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에게 더 안전한 알고리즘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할 수 있지만 하지 않고 있다. 안전한 알고리즘은 이용 시간의 감소이자 광고 수익의 감소를 뜻하기 때문이다. 다른 플랫폼 기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구조적으로 자발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상 플랫폼 기업의 책임 강화, 알고리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치밀한 감시가 필요하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알고리즘이 만드는 더 나쁜 세상에서 살아가지 않으려면!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