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난지원금 '포퓰리즘' 비판하지만..野 "또 말려들라" 고심

김일창 기자 2021. 11. 3. 17: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李, 정부 우려 속 전국민지원 연일 주장..이준석 "지급 효과 덜해" 반박
작년 총선 '재난지원금'발 野 대패 경험..대선서는 무조건 반대 어려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대전환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1.11.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카드를 꺼내 들면서 야권이 긴장하고 있다.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도 국민 여론이 이 후보의 주장에 동조한다면 대선에서 자칫 '자충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는 3일 김부겸 국무총리·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우려 속에도 재난지원금을 지급 당위성을 내세우며 목소리를 키웠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서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데 가계 지원이 세계에서 가장 적은 정책적 환경에 있다"며 "전 국민의 삶을 보살피고 경제를 활성화할 재난지원금 추가 지원 문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주장에 정부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시작한 상황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에 제출된 본예산을 확대 편성하는 방법이 있지만 '반대'하는 기획재정부와 야당의 동의를 얻기도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이 후보가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정부와 또다시 강하게 충돌해 대선 과정에서 쟁점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앞서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민주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거센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본예산이 제출돼 별도로 (재난지원금 예산을) 마련하는데 쉽지 않은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부총리와 상의하고 이 후보의 뜻도 존중하면서 여러 지혜를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일단 진보와 보수를 떠나 반대 입장이 분명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몇 차에 나눠 지급을 해봤지만 아직도 소비진작성이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소위 구휼하는 것인가에 대해 혼재된 양상이 있다"며 "소비진작성 재난지원금은 아무래도 위드코로나 상황에서 효과가 덜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효과가 입증된 정책이 아닌 포퓰리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야권 대권 주자들의 인식도 비슷하다. 윤석열 후보는 "재난지원금 100만원 전 국민 지급 등은 검증도 되지 않고 실현 가능성도 의문인 '아무 공약'이다"라고 꼬집었고, 홍준표 후보는 "내년 대선 투표 코앞에 지급될 재난지원금은 선거용 국민 매표에 불과하다"고, 유승민·원희룡 후보도 '매표행위'라며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역시 "지금은 재난지원금의 시간이 아니다"라며 "포스트 코로나를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 자영업자 손실을 보상하는 게 첫 번째가 돼야 하고, 두 번째는 공공의료, 방역체계를 빈틈없이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과 여론이다. 관철 의지가 보이는 이 후보는 시간이 흐를수록 재난지원금을 더 띄울 가능성이 크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은 '위드코로나'(With Corona)로 전환되면서 모처럼 활력을 얻는 모습이다.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이같은 분위기에 더해 소비 진작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로 나선다면 여론이 반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론이 반응한다면 국민의힘도 무조건 반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재난지원금에 반대해 패배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의 총선 패배 이유로 여러 요인이 제기됐지만 결정적 이유로 재난지원금을 꼽는 이들이 많았다.

여권 180석, 야권 103석이라는 성적표는 총선 전 결과를 예측하는 이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박빙으로 예측된 30~40곳의 지역구를 모두 여권이 가져간 결과인데 그 배경에 재난지원금이 자리한다는 것이다.

내년 대선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승민 국민의힘 후보는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대선 본선에서 여야가 일대일로 붙어도 한 1~2% 차이밖에 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국민의힘, 더 정확히는 오는 5일 선출될 대선 후보의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제 여야 후보의 토론회가 열릴 것이고 재난지원금 이슈가 부각될 것"이라며 "이 후보의 토론·정책 능력을 고려할 때 무조건 반대하다간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에 대응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말했다.

10월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10차 토론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후보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윤석열 후보, 이 대표, 홍준표, 유승민 후보. 2021.10.3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ic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