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벗는 SSG 로맥 "2018년 PO 최종전 스리런이 가장 기억나"

김도용 기자 2021. 11. 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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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김광현 등판 순간·2019년 올스타전도 인상적"
"공략하기 힘들었던 투수는 양현종·조상우·정우람"
현역 은퇴를 선언한 제이미 로맥이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 뉴스1

(인천=뉴스1) 김도용 기자 = 지난 2017년 SSG 랜더스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입단, 5년 동안 SSG의 중심타자로 활약한 제이미 로맥(36)이 유니폼을 벗는다. 선수 생활 마지막 5년을 한국에서 보낸 로맥은 정상에 올랐던 지난 2018년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로맥은 지난달 31일 SSG 구단을 통해 현역 은퇴를 밝혔다. SSG 최장수 외국인으로 기록된 로맥은 통산 155개의 홈런을 날려 구단 역대 외국인 최다 홈런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또 타이론 우즈(174개), 제이 데이비스(167개)에 이어 KBO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3위에 이름이 올라 있다.

오는 6일 캐나다행 비행기에 오르는 로맥은 출국 전인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며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특히 둘째 아이가 태어난 뒤 함께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며 "두 아들을 아내에게 맡겨놨다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못했다.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현역생활)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017년 SK에 합류한 로맥은 빠르게 팀에 녹아들면서 이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당시 로맥은 넥센 히어로즈(현재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와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각각 2개의 홈런을 날려 우승에 일조했다.

2018년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스리런 홈런을 친 제이미 로맥.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로맥은 "한국 무대에서 기록한 홈런 중 2018년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기록한 동점 스리런 홈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투수는 제이크 브리검이었다. 앞선 타자들이 실책으로 출루해 내가 타석에 올랐고 동점 홈런을 날렸다"며 "내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홈런이었다"고 3년 전을 돌아봤다.

이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1점 앞선 9회말 김광현이 등판할 때 소름이 돋았다. 당시 김광현이 몸을 풀고 있는지도 몰랐었다"면서 "긴 시즌을 팀원들과 함께 열심히 임하며 좋은 기록을 남겼다. 당시 팀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2018년 로맥이 SSG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면 2019년에는 KBO리그 팬들의 사랑도 듬뿍 받았다. 실제 로맥은 2019년 올스타 투표에서 당당하게 1위에 올라 별들의 잔치에도 출전했다. 로맥은 올스타전에서 맥아더 장군을 연상케하는 의상을 착용하고 타석에 올라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로맥은 "2019년 올스타전도 기억이 난다. 구단 홍보팀에서 맥아더 장군 의상을 입으라고 시켰다. 처음에는 팬들의 시선이 걱정됐지만, 지금 돌아보면 직원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뒤늦게 감사 인사를 했다.

드림팀 로맥이 21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자신의 별명인 '로-맥아더 장군'을 코스프레해 타구를 하고 있다. 2019.7.2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5년 동안 한국에서 활약한 로맥은 수많은 투수들을 상대했고 타자들의 타격을 지켜봤다.

로맥은 "더스틴 니퍼트가 KBO리그에서 이룬 업적은 분명 대단하다. 또한 이승엽과 최형우도 대단한 타자라고 생각한다"면서 "2018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데 데뷔한 강백호도 기억에 남는다. 순수하게 야구를 사랑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며 높은 수준으로 성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양현종과 조상우, 정우람이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투수들"이라며 "양현종이 올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을 때 기뻤다. 정우람은 나보다 한수 앞을 내다보는 투구를 했다. 내가 잘 친 기억이 없다"고 한국에서 고전했던 투수들을 꼽았다.

긴 선수 생활을 마친 로맥은 한동안 휴식을 취하며 제 2의 인생을 계획할 예정이다. 로맥은 "당분간은 가족을 먼저 신경쓰면서 남편, 아빠 역할에 충실하겠다. 그동안 운동 전후에 사우나를 즐겼는데, 그리울 것"이라면서 "이제 캐나다에 가면 두 아이들 뒤를 따라다니며 돌보고, 기저귀를 갈아주느라 사우나는 물론 샤워할 시간도 없을 것"고 웃었다.

이어 "우선은 캐나다에 정착하면서 다양한 일을 할 생각"이라며 "일단 숨을 한 번 고른 뒤 재차 야구와 관련한 일도 할 수 있다. 다음 세대의 야구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제 SSG를 떠나는 로맥은 "올해 SSG는 우승까지 넘볼 수 있는 전력이었지만 투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내년 문승원, 박종훈이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한유섬도 부상에서 돌아와 올해 좋은 성적을 냈다. 내년에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친정팀을 응원했다.

끝으로 "한국에서 5년은 내 커리어 최고의 순간이었다. 선수 생활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쌓은 우정에 감사하다. 평생 감사함을 간직하겠다"며 "인천은 마치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진다"며 인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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