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은 0.000 vs 0.571, 올해 홍창기는 다르다
[스포츠경향]
야구에서 ‘리드 오프’는 두 가지 뜻을 갖는다. 주자가 1루에서 떨어져 있는 거리, 그리고 1번 타자다.
두 뜻이 크게 다르지 않다. 1번 타자는 팀 전체의 공격을 적진 깊숙히 끌고 가는 역할을 맡는다. 출루율이 뛰어난 타자가 유리하고, 도루 능력이 더해지면 더 좋다.
LG 두산의 준플레이오프는 잠실 라이벌 시리즈인 동시에 ‘리드 오프 시리즈’다. 두 팀의 1번 타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침, 둘 다 중견수다.
LG 홍창기는 지난해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7타석 4타수 무안타, 준플레이오프에서 9타석 8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볼넷 4개를 골랐고 1득점을 올렸지만 안타는 1개도 치지 못했다. 하지만 1년 사이 리그 최고의 ‘리드 오프’로 성장했다. 홍창기는 0.456으로 리그 출루율 1위에 올랐다. 1번 타자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역시 LG 1번 타자 홍창기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팀 공격력 전체가 상대적으로 약한 가운데 득점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키가 홍창기의 출루기 때문이다.
두산 1번 타자는 돌고 돌아 정수빈에게 왔다.
정수빈은 8월까지 타율 0.182에 그치는 등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지만 가을이 다가오면서 거짓말처럼 살아났다. 9월 이후 타율은 0.297,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2경기에서는 타율 0.364, 3득점으로 정규시즌의 부진에서 확실히 벗어났다.
출루율에서 홍창기에 밀릴 수 있지만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능력에서는 ‘가을 정수빈’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정수빈의 한국시리즈 통산 타율은 0.333, OPS는 0.923이나 된다.
지난해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홍창기가 무안타에 그치는 동안 정수빈은 7타수 4안타(0.571)로 펄펄 날며 두산의 시리즈 승리를 이끌었다. 주자로 나간 뒤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능력에서도 수많은 가을 경험에 따른 노련함이 묻어난다.
홍창기와 정수빈이 맞붙을 중견수 수비도 승부의 키 포인트다. 11월의 잠실구장, 쌀쌀한 날씨와 바람 속에서 외야 타구 처리가 쉽지 않다. 강한 투수들이 등판하는 가운데 잘 맞은 타구와 빗맞은 타구 사이에서 효율적 선택도 필요하다. 둘 모두를 처리하려다 팀을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다. 시리즈가 끝날 때 쯤이면 잠실의 1번·중견수 승자도 함께 갈린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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