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시대에서 독성의 시대로..환경 오염도 불평등했다

송광호 2021. 11. 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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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는 언제나 가장 가난한 사람, 가장 가난한 동네, 노동자가 많은 도시, 남반구 국가에 가장 큰 피해를 준다. 공해의 역사 전체에 걸쳐 철저하게 따져봐야 하는 점이 바로 지배와 배제, 위계와 불평등의 논리다."

프랑수아 자리주 부르고뉴대 조르주슈브리에 연구소 현대사 조교수와 토마 르 루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 역사연구소 소장이 함께 쓴 '지구 오염의 역사'(에코리브르)에 나오는 내용이다.

특히 석유가 그 왕좌를 차지하며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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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부터 현대까지 살핀 '지구 오염의 역사' 출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공해는 언제나 가장 가난한 사람, 가장 가난한 동네, 노동자가 많은 도시, 남반구 국가에 가장 큰 피해를 준다. 공해의 역사 전체에 걸쳐 철저하게 따져봐야 하는 점이 바로 지배와 배제, 위계와 불평등의 논리다."

프랑수아 자리주 부르고뉴대 조르주슈브리에 연구소 현대사 조교수와 토마 르 루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 역사연구소 소장이 함께 쓴 '지구 오염의 역사'(에코리브르)에 나오는 내용이다.

공단 굴뚝 연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저자들은 18세기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300여 년에 걸쳐 발생한 세계 오염의 역사를 조명한다. 1970년대 이전 오염 물질의 주요 생산지였던 유럽과 북아메리카가 논의의 중심이다. 1970년대 중반 이후의 내용은 에필로그에서 살짝 다루지만, 대부분은 제외했다. 역사적 평가를 위해서는 시간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도시 발전이 미미했던 1700~1830년 기간에는 농촌이 주요 오염지대였다. 깨끗한 물에 의존하는 가죽·염색·섬유 공업은 수질오염의 주범이었다. 연소에 의존하는 금속 공장·대장간·양조장·유리공장·도자기 공장 등이 농촌과 삼림 지대의 접점에 집중되면서 대기를 오염시켰다. 도축장과 도살된 동물들의 기타 부위를 활용해 기름 등을 만드는 제조업체들은 막대한 폐기물을 도심에 쏟아냈다.

지방자치단체는 폐기물이 속출하자, 업체 단속에 들어갔다. 도시 주민들은 항의했고, 도시 내에 있었던 작업장은 시 경계 밖으로 쫓겨나기 일쑤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공중보건이 경제 발전보다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에릭 홉스봄이 '자본의 시대'라 명명했던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도덕경제와 환경오염 규제는 자본의 횡포 앞에 느슨해졌다. 특히 1830년에서 1914년에는 석탄이 주요 동력으로 활용되면서 본격적인 '공해의 시대'가 열렸다.

유기 화학은 탄소 화합물을 양산하는데 토대를 놓았고, 바이엘·몬산토·듀폰 등 다국적 기업들은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됐다. 도시의 성장과 함께 어마어마한 인간과 동물의 분뇨 및 가정용 쓰레기도 쏟아져 나왔다. 수세식 화장실을 비롯한 근대적 배수구 네트워크 역시 자연 수로를 오염시켰다. 500여 개의 공장이 강둑에 늘어섰던 독일 라인강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하천이 되었다.

이 시대의 키워드는 '진보'였다. 자연은 무궁무진하므로 인간 활동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흡수할 수 있다는 논리가 팽배했다. 일부 반발도 있었으나 경제학자들과 화학자들은 성장의 속도가 둔화하지 않도록 환경 오염을 받아들였다.

1914년부터 1973년까지는 환경오염이 급속도로 악화했던 시기다.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이 얘기했던 '독성의 시대'가 바야흐로 열린 것이다.

이 시기에는 화석 연료 에너지가 주류를 이뤘다. 특히 석유가 그 왕좌를 차지하며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양차 대전을 겪으며 지구의 환경 수준은 더한층 악화했으며 경제 발전에 함몰된 선진국들은 더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 천연자원을 고갈시키고, 공해를 양산했다.

주로 북반구의 선진 국가에 사는 전체 인구의 15%가 광물 및 화석 자원의 절반을 소비한 반면, 그들의 소비를 위해 나머지 인구가 산업 생산 및 거기서 나오는 폐기물을 감당하며 희생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적·경제적·환경적 불평등은 악화했다.

저자들은 "오염을 가장 심하게 유발하는 제품은 반드시 환경적 규제가 강한 나라를 떠나 더 가난한 나라 또는 통제가 느슨한 나라로 이전하는 경향이 있도록 만든다"며 "지구는 더욱 더워지고, 바다는 더욱 산성화되고, 종들은 사라지고, 인간의 신체는 달라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조미현 옮김. 638쪽. 3만5천 원.

책 이미지 [에코리브르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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