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DNA' 보여준 두산, 우승 본능 일깨우나

김희준 2021. 11. 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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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키움과 WC서 화력으로 마운드 불안 지워

LG와의 준PO서도 마운드 열세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6-8로 승리를 거둔 두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1.11.0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원투펀치가 없다는 우려 속에서도 두산 베어스가 가을에 강한 면모를 자랑하며 LG 트윈스가 기다리는 준플레이오프(준PO)로 향했다.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서 16-8로 대승을 거두며 가을야구 첫 관문을 통과한 두산은 오는 4일부터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3전2선승제의 준PO를 치른다.

두산은 계절이 가을에 접어든 지난 9월부터 '가을 DNA'를 아낌없이 선보이고 있다.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만 하더라도 가을야구 단골 손님인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힘들어 보였다. 전반기를 마칠 때 두산의 순위는 7위였다.

하지만 9월부터 두산은 다른 팀이 됐다. 두산은 9월 한 달 간 16승 3무 8패로 상승세를 자랑하며 기어코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살려냈다.

후반기에 35승 8무 26패를 기록해 후반기 승률 1위(0.574)를 차지한 두산은 정규시즌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5년부터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었지만, 두산의 위치는 예전과 달랐다. 지난 6년 동안 두산은 3위, 1위, 2위, 1위, 1위, 3위를 차지해 최소 준PO부터 시작했다. WC를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력도 예년같지 않은 두산에는 악재까지 겹쳤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빠진 채로 가을야구를 시작했다.

워커 로켓은 팔꿈치 수술을 받기 위해 지난달 중순 미국으로 떠났다. 여기에 올해 에이스 역할을 한 아리엘 미란다가 왼쪽 어깨 피로 누적으로 시즌 막판 전력에서 이탈했다. 미란다는 치료를 받느라 WC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5강 싸움이 이어지면서 두산은 토종 에이스 최원준을 10월 30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투입해 WC 결정전 선발로는 내세울 수 없었다.

WC 상대인 키움 히어로즈도 이번 WC 결정전을 외국인 투수 없이 치렀다. 시즌 중반 제이크 브리검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팀을 떠난 가운데 에릭 요키시가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30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WC 등판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토종 선발진인 안우진, 한현희, 최원태를 모두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4위로 포스트시즌에 나선 두산은 WC 1차전을 잡으면 곧바로 준PO행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1차전에서 4-7로 석패했다. 홍건희, 이영하, 김강률 등 필승조가 흔들리면서 많은 공을 던졌다.

또다시 두산의 '위기론'이 등장했지만 두산은 2차전에서 16-8로 대승을 거뒀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말 2사 주자2,3루 상황에서 두산 양석환의 적시타로 2루 주자 김재환이 홈인한 후 페르난데스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21.11.02. scchoo@newsis.com

두산 타선은 1회부터 양석환의 2타점 적시타로 2점을 올리는 등 경기 초반부터 매서운 화력을 자랑했다.

장단 20안타를 때려내며 16점을 올린 두산은 WC 팀 한 경기 최다 안타(종전 13안타), 한 경기 최다 득점(종전 10득점) 기록을 모두 새로 썼다.

아울러 WC에서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는 통산 7번째로 선발 전원 득점에 성공했다. 또 선발 출전한 선수 가운데 김재호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안타를 때려냈다.

키움이 정찬헌에 이어 선발 자원인 한현희와 최원태를 모두 투입했지만 두산은 모두 무너뜨렸다.

타선이 대폭발하면서 두산은 최원준을 불펜으로 투입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준PO 상대인 LG와 비교해 투수진에서 열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란다가 준PO에서도 합류가 힘든 가운데 최원준, 곽빈, 김민규 등으로 선발진을 운영해야한다. 이영하, 김강률 등 필승조는 WC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상황이다.

반면 LG는 앤드류 수아레즈, 케이시 켈리 등 원투펀치가 건재하고, 임찬규, 이민호 등 토종 선발도 버티고 있다. 마무리 고우석을 비롯해 정우영, 이정용, 김대유 등이 있는 불펜도 탄탄하다.

하지만 '가을의 두산'을 전력으로만은 설명하기 힘들다. 두산은 2015~2020년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한 저력을 WC에서도 보여줬다.

두산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미라클'을 선보였다. 역대 3위 팀이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두 차례 있었는데, 그중 두 번이 두산이었다. 2001년과 2015년,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나서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다.

아직 프로야구에서 전후기리그와 양대리그를 제외하고 4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적은 없었다. 두산이 다시 한 번 '가을의 기적'을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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