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외교 지평 확대에 주력..한미, 한일 양자회담 없었던 文

김성진 2021. 11. 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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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文, 교황 방북 이끌며 대북 외교 총력전 펼쳤지만
美 바이든과 조우했지만 회담으로 이어지진 않아
국내 정치 위기 맞은 美 바이든, 중국 견제에 집중
日기시다 총리 英기후변화 정상회의에 늦게 참석
양측 정상 미온적 태도…과거사 입장 여전히 팽팽
조우, 약식회동 등 가벼운 만남하기엔 부담 있어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에서 열린 G20 공식 환영식에 도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 있다. 2021.10.30. bluesoda@newsis.com

[글래스고(영국)·서울=뉴시스] 김성진 김태규 안채원 기자 = 유럽에서 열린 연쇄 다자회의를 계기로 관심이 쏠렸던 한미·한일 양자 정상회담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에서 다자외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4강 외교를 중심으로 한 양자회담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달 28일 순방길에 오른 문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부터 2일까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등에 참석했다.

G20과 COP26에는 미국과 일본을 포함해 100여 개국 정상이 참석했지만,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수면 위로 올리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이 기대됐다. 하지만 결국 한미 회담이 불발이 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에서 북한의 조기 대화 복귀를 위한 외교전에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에서 "기회가 되어 북한을 방문해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방북을 요청했고, 교황도 화답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면담 뒤에 바이든 대통령도 교황을 면담하면서, 교황을 고리로 한 국제사회의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이 기대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0일 로마 G20 공식환영식에서 문 대통령과 2~3분 조우하면서 교황의 방북 의사에 대해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두 정상은 COP26을 계기로 조우했지만, "어떤 형태로든지 만나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청와대의 기대와 달리 약식회담도 열리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바티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 후 성물을 보며 대화 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 2021.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국내 정치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다자회의 기간 중국 견제에 집중했다. 대중국 압박 외교를 통해 국내 정국 반전을 꾀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우방국 정상들을 불러모아 '공급망 회복력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를 열고 대중국 견제 의지를 확실히 했다.

한일 정상 만남도 성사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의 순방 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영국 COP26 참석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동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기사다 총리와 취임 축하 통화 뒤 아직까지 대면 만남은 이루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아세안+3정상회의에서 간접적으로 대면한 것이 전부다.

정상 회동 불발은 물리적인 시간 문제도 있었지만, 양국의 미온적인 태도도 일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일본 외무상으로 합의를 주도한 인물이다.

또 기시다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에서 아베와 스가 내각의 기류를 이어오는 것도, 문 대통령이 관계 개선을 시도하기엔 어렵게 만든 측면이 있다.

두 정상은 기시다 총리 취임을 계기로 이뤄진 지난달 15일 첫 정상통화에서 협력의 필요성엔 공감했지만 과거사 문제를 두고 이견만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피해자 분들이 납득하면서도 외교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외교적 해법 모색을 제안했다.

[도쿄(일본)=AP/뉴시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4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1.10.25.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국이 스스로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기존 '일본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기시다 총리는 통화를 마친 뒤 자국 기자들에게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물리적인 어려움도 있었다. 문 대통령이 2일 헝가리 국빈 방문을 위해 영국에서 출국하는 시점에 기시다 총리가 영국에 도착했다.

자국 총선으로 COP26 참석이 늦어진 기시다 총리는 2일 오전 기조연설 일정까지 잡혀, 양자 회동을 추진하기는 적절한 상황은 아니었다.

일각에서는 양측 일정을 고려해 조우나 약식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과거사와 수출규제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었던 양측이 가벼운 만남을 하기에는 부담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4일까지 헝가리를 국빈 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의 헝가리 방문은 2001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20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 국빈 방문 기간, 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 등 4개국이 참여하는 비세그라드 국가그룹(V4) 국가들과 정상회담을 갖고 실질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sj87@newsis.com, kyustar@newsis.com, newk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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