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선 "이제야 숨통 트여" VS 명동선 "희망고문" [밀착취재]

김수연 2021. 11. 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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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금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죠. 지금까지 버텼는데 더 좋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위드 코로나요? 우리는 해당 없습니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 1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1일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확연히 엇갈렸다.

서울 중구 명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상권 중 하나로, 주 소비층이었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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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첫날 자영업자 엇갈린 반응
서울 시내 곳곳 손님 북적
"일상 회복 기대" vs "힘들다" 상인들 엇갈린 반응
“이제 조금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죠. 지금까지 버텼는데 더 좋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위드 코로나요? 우리는 해당 없습니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 1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1일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확연히 엇갈렸다. 식당 점주 등은 운영시간 제한이 해제되면서 매출 상승을 기대한 반면 딴나라 이야기를 듣는 양 여전히 고심하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1일 저녁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 주점에 시민들이 모여 맥주와 안주를 즐기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8시쯤 찾은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은 북적이는 인파로 이미 주점 대부분 만석이었다. 연인들뿐 아니라 6명, 8명 등 단체로 회식을 온 직장인도 심심찮게 보였다.

실내, 야외 할 것 없이 꽉 찬 테이블에 점주들은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입가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맥주가 꽉 찬 잔을 양손 가득 쥔 채 주문을 받던 점주 김모씨는 “월요일에 이렇게 손님이 몰려든 적이 정말 오랜만”이라며 “북적이는 골목 분위기가 오래오래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몰려드는 손님에 한 외국인 종업원 역시 “오늘 단체손님이 유난히 많다”며 “테이블을 붙이기 쉽게 밖으로 많이 빼둔 상태”라고 전했다.

직장 동료끼리 한잔하러 왔다는 이모씨는 “제한이 풀린 첫날 와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오랜만에 눈치 보이지 않는 ‘합법적’ 회식”이라고 웃음 지었다.

이어 “오늘 집에 늦게 들어갈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해 동료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1일 저녁 서울 중구 충무로의 한 술집에서 학생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대학가도 마찬가지였다. 골목마다 늘어선 서울 중구 충무로 노포에선 삼삼오오 모인 대학생과 직장인을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었다. 이렇게 달아오른 분위기는 오후 10시가 넘어가도 좀체 식지 않았다.

한 술집에서 만난 동국대 학생들은 “선·후배들과 2차를 왔다”며 “그간 단체 모임을 지양하는 분위기였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달라질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달리 인근 명동 골목길은 늦은 저녁 적막하기만 했다. 서울 중구 명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상권 중 하나로, 주 소비층이었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1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전경.
 
명동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한결같이 “큰 기대가 없다”고 했다.

이날 저녁 명동 거리는 대다수의 상점이 일찍 문을 닫아 한산했다. 이날 시작된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안내하는 현수막 아래로 ‘임대 문의’, ‘폐점 안내’ 등을 붙인 공실이 즐비했다.

이곳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윤모씨는 “화장품 가게들도 많이 문을 닫고, 음식점도 프랜차이즈 업체만 다수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다고 해서 조금 기대하긴 했지만 역시나…”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배달 위주로 매장을 운영 중이라는 윤씨는 예전 명동의 명성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1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에서 종업원이 홀로 앉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기대감을 내비치는 상인도 있었지만 “일시적인 방역 완화가 ‘희망 고문’에 그칠까 걱정”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명동 치킨 골목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전모씨는 “지난주보다 (오늘) 손님이 늘긴 했다”면서도 “명동 상권이 살아나길 간절히 바라지만 또 확산세가 커지면 자영업자부터 희생당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드러냈다.

글·사진=김수연 인턴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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