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감염 느는데.. 한국은 6개월 뒤 부스터샷, 영국은 한달 앞당겨

김태주 기자 2021. 11. 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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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완료 후 코로나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이 고령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2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10월 셋째주에만 3118명이 돌파 감염돼 처음으로 전체 확진자의 40%를 넘어섰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작과 함께 바이러스 확산이 활발한 겨울철을 앞두고 돌파 감염 위험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예방접종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경우 현재 접종 완료 후 6개월이 지난 뒤 맞게 돼 있는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AZ 맞은 고령층 내년 2월에야 부스터샷

돌파 감염자는 8월 4주 차 708명(확진자 중 6.7%)에서 9월 2주 차에 1260명(11.8%)으로 늘었다. 10월 2주 차에는 2977명(33.5%)을 기록한 뒤 10월 3주 차에는 3118명(41.7%)까지 치솟았다. 특히 고령층에서 빈번했다. 10월 10~23일 2주간 60대 확진자 중 75.4%, 70대 중 80.8%, 80세 이상에서는 72.3%가 돌파 감염이었다. 요양시설 등에서의 집단 돌파 감염도 잇따르고 있다. 고령층은 먼저 접종을 받아 예방 효과가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접종 계획으론 고령층 중 다수는 겨울이 거의 다 지난 내년 초에나 부스터샷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너무 늦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 당국은 현재 얀센 백신 접종자, 면역 저하자(2차 접종 뒤 2개월 간격) 외에는 일괄적으로 2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뒤 부스터 샷을 맞히고, 지자체에 따라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경우 4주를 당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시행할 경우 지난 3월부터 접종이 시행된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 등은 11월 중 추가 접종 대상에 들어가지만, 일반 고령층은 대다수가 내년 1~2월에 맞게 된다. 특히 백신 수급 문제 등으로 11~12주 간격을 두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차 접종을 받은 60~74세 고령층은 접종 시작일(5월 27일)에 1차 접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부스터샷 시기는 내년 2월 중순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당기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차 접종 6주 뒤부터 항체가 감소하기 시작해 10주 뒤에는 항체가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다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이미 고령층에서 백신 예방 효과가 많이 떨어졌을 수 있음을 뜻한다.

방역 당국은 “우리나라는 접종 완료 6개월 이후에 추가 접종을 받도록 되어 있고, 이 기준은 미국의 기준과 동일하다”며 “(부스터샷 간격을) 일괄적으로 당기는 건 아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7~8월에 2차 접종을 받은 60~70대 고위험층은 내년 초에나 부스터 샷을 맞게 되는 셈”이라며 “해외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돌파 감염 현황, 델타 변이로 인한 변화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필요하면 고위험군 부스터 샷을 앞당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5개월 간격으로 부스터샷을 시행 중인 이스라엘에선 기본 접종 완료자와 비교해 부스터샷 접종자 중에서는 중증 환자나 입원 환자가 8~9분의 1 수준으로 줄더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위드 코로나’시행 이틀째인 2일 오후 부산진구 한 헬스장에서 구청 직원들이‘접종 증명·음성 확인제(백신 패스)’관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1일부터 유흥시설·실내체육시설·노래연습장·목욕장업 등에 들어가려면 백신 패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는 시행 초기 혼란을 막기 위해 실내체육시설에는 2주, 그 외 시설에는 1주간 계도 기간을 뒀다. /김동환 기자

◇영국은 고위험군 부스터샷 한 달 앞당겨

정부는 “접종 완료자는 코로나에 감염되더라도 위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이 미접종자의 4분의 1 이하로 현저히 떨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돌파 감염자 수가 계속 늘어나면 중증 환자 수나 사망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돌파 감염자 증가는 미접종자에게도 큰 위험 요인이다. 2개월 간격 부스터샷 대상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스라엘과 카타르에서 나온 연구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접종 2개월 후부터 항체가 감소하기 시작해 5개월이 넘으면 20%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면역 저하자 외에도 80세 이상 고령층, 65세 이상 남성, 흡연자, 고혈압 환자들은 2~3개월 이후부터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영국도 최근 겨울철에 대비해 부스터샷 간격을 단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는 6개월이었던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요양 시설 입소자 등 일부 고위험 계층에 한해 5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영국 보건 당국은 “올 겨울 고위험층의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스터샷을 맞아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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