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 넣고 640km 달린다..두개심장 달고 나온 마세라티 '기블리'

서진우 2021. 11. 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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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첫 전동화 모델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타보니
가득 주유하고 300km 달려도
주행가능 거리 340km 표시
최고 250km/h·제로백 5.7초..
가솔린 기블리 못지않은 파워
코너링·가속·제동은 부드럽게
탄소 배출 22% 줄여 '친환경'
2개 레이더가 사각지대 감지
충돌 조기 경보로 자동 제동
스텔란티스 산하 이탈리아 고급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는 세단 분야에서 자존심 같은 모델인 '기블리'를 보유하고 있다. 마세라티 사상 최초의 전동화 모델도 바로 이 기블리에 적용됐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최근 마세라티 첫 전동화 차량으로 출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 가운데 그란스포트 트림(등급) 차량을 타고 왕복 거리 300㎞가량을 달려봤다.

이 차량에 가득 주유한 뒤 주행가능 거리로 표시된 수치는 대략 520㎞. 하지만 300㎞를 달리고도 남은 주행가능 거리는 340㎞ 이상이었다. 실제로 달리는 거리는 대략600㎞를 넘는다는 얘기다.

정속 주행과 회생 제동 등을 통해 하이브리드 차량 특유의 길쭉한 주행거리를 확보하고 있는 점이 가장 눈에 띄었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등장으로 기존 기블리 라인업이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국내 최고급 세단 차량 시장에서도 소비자 선택 폭이 더욱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가솔린 기블리보다 하이브리드 기블리는 확실히 부드러운 주행감을 선사했다. 코너링에도 쏠림이 없었고 가속과 제동 모두 부드러우면서도 빨랐다. 속력을 내거나 줄이는 데 큰 힘과 시간이 들지 않았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2.0ℓ 엔진과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종합적인 성능 향상을 고려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해 최고 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m를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5㎞이고 시속 100㎞까지 내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도 5.7초에 불과했다. 기존 기블리의 V6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과 견줘봐도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통해 자연스럽게 변주해냈다.

특히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감속과 제동 과정에서 에너지를 다시 회수하는 능력도 갖췄다. 특유의 예술적 디자인과 거침없는 주행처럼 마세라티의 특징을 그대로 내재하고도 향상된 연비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이다.

잘 달리다가 제동이나 감속할 경우 에너지를 회수하기 때문에 엔진 e부스터의 전원 공급용 배터리를 충전한다. e부스터는 일반 터보차저의 백업 역할을 하며 낮은 엔진 회전 수에서도 출력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킨다. 필요시 48V 배터리를 통해 상시적인 e부스터 사용도 가능하다.

주행 모드는 특유의 폭발력을 자랑하는 '스포츠' 외에도 효율을 높인 'I.C.E'와 일반 '노멀'로 구성돼 있다. 노멀은 연료 소모와 성능 사이 균형을 맞춰 안정적인 주행을 제공했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국내 인증 복합 연비는 1ℓ당 8.9㎞인데, 이는 기존 기블리 가솔린 모델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22%가량 감소시킨다고 한다.

차량 무게 배분에도 신경 쓴 느낌이 역력했다. 엔진을 차체 전면에, 48V 배터리를 후면에 장착했다. 이는 차체 중량을 고루 배분해 균형감을 향상시킨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외관상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테일 램프에 장착된 부메랑 모양의 발광다이오드(LED) 클러스터였다. 가장자리는 검은색, 중앙은 붉은색, 하단은 투명 빛깔로 구성돼 있다. 모터스포츠 역사와 함께해온 마세라티의 DNA를 인상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차량 측면에 나란히 위치한 마세라티의 시그니처 에어 벤트와 C필러 로고에는 푸른 색상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실내를 찬찬히 들여다봤다. 비행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대시보드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중앙부 콘솔에는 직관적인 기어 시프트 레버와 드라이빙 모드 버튼, 오디오 볼륨 키 등이 있었다. 볼륨 키는 양질의 주조 알루미늄으로 구성됐다.

차량 실내 곳곳을 장식한 '블루 스티치'가 눈길을 끌었다. 시트와 암레스트, 도어 패널, 대시보드 등 시선을 사로잡는 곳곳에 푸른색 액센트가 추가되면서 한층 더 미래 지향적인 실내 분위기를 자아냈다.

디스플레이 상단에 유리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가장자리는 날카로움을 완화시키려는 듯 커브 형태로 돼 있었다. 8개 스피커를 갖춘 하만카돈의 280W 시스템도 눈에 들어왔다.

이제 안전운전 보조 시스템을 들여다볼 차례다. '핸즈 온' 기능을 통해 차량을 차선 중앙으로 유지한 채 달리게 했고 사전 설정 속도로 조절하기도 하면서 주행 피로를 줄여줬다. 물론 고속도로에서만 가능하다. 2개의 레이더 기반 센서가 차량 사각지대를 감지해 차선 변경 시 충돌도 방지해줬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어도 시스템에서 제동이 충분히 작동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이를 보완해주는 기능까지 있다.

충돌 방지와 피해 최소화를 목적으로 고안된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역시 안전을 끌어올린다. 레이더와 전방 카메라를 통해 충돌 가능성을 식별한다.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도록 운전자에게 시·청각적인 알림을 통해 조기 경고를 제공한다. 이때 운전자 반응이 없거나 늦으면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제동을 걸어 속도를 늦추고 피해를 최소화한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기존 콰트로포르테나 르반떼 모델과 동일한 8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기어 시프트 레버는 이전보다 향상된 성능을 기반으로 주행 시 직관적인 변속 패턴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줬다.

새로운 조향 시스템 도입으로 핸들링도 한층 향상됐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용을 통해 선택 가능한 주행 모드를 좀 더 유연하게 지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마세라티 차량 고유 특징인 날렵한 핸들링을 유지하면서도 불규칙한 도로 상황에서 개선된 피드백을 제공하기 때문에 주차와 저속 주행 시 안정적인 조향을 가능하게 한다.

미끄러짐을 감지하면 엔진 토크 출력을 줄이며 브레이크가 작동했다. 전자제어 제동력 분배, 슬립 방지, 엔진 브레이크 토크 컨트롤 시스템 등에 따른 것이다.

고속으로 스포츠 모드 주행을 선택해 달렸다. 마세라티 고유의 배기음을 듣기 위해서다. 앰프 없이도 배기가스 흡입관의 유체 역학을 조절했다고 하니 공명기를 통해 브랜드 특유의 포효하는 듯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마세라티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도 특유의 배기음은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일반 하이브리드 가격은 1억1450만원, 그란루소 트림은 1억2150만원, 그란스포트 트림은 1억2050만원이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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