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음성 확인에 20만원 내다니"..PCR 검사 비용, 병원마다 제각각인 이유는

이상현 2021. 11. 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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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20만원이라고요? 엊그제는 15만원이라면서요?"

지난 주말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고자 서울 강남구의 한 민간병원을 방문한 32살 A씨. 업무상 해외 출장 때문에 PCR 음성확인서가 필요했던 그는 병원 관계자에게 검사 비용을 전해 들은 뒤 깜짝 놀랐다.

주중에 전화로 문의했을 때 들은 금액보다 약 5만원이 더 청구된다는 설명 때문이다. 놀란 A씨가 "왜 이렇게 비싼 것이냐"고 질문하자 "병원 지침에 따라 평일과 주말 검사 비용이 다른 것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해외로 출국할 때 필요한 코로나19 PCR 음성확인서를 발급하는 게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행이나 출장 등 방역 목적이 아닌 경우 PCR 검사를 유료로 받아야 하는데 이를 영문증명서로 번역하는 데에도 별도로 비용이 청구되고 있어서다.

PCR 검사는 방역 지침상 검사 대상자로 분류된 경우에만 무료로 시행한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거나 ▲확진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했거나 ▲국내 집단감염과 역학적 관계성이 있어 진단검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검사 대상자로 확인된 때에는 보건소나 국공립병원, 민간병원 구분 없이 PCR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해외 출장이나 여행 등 자율적으로 검사가 필요한 예외적 경우에는 유료로 진행하는 게 원칙이다.

의료업계에 따르면 PCR 검사는 비보험으로 적용돼 통상적으로 한 사람당 5만7000원 정도가 소요된다. 문제는 검사에 드는 비용을 최대 얼마까지 청구할 수 있다는 법적 상한이 없어 병원마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점이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뿐만이 아니다. 검사를 시행한 뒤에 받는 음성확인서를 해외에서 활용하려면 영문증명서를 또 발급받아야 하는데 여기에도 비용이 추가로 소요된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영문증명서 발급이 '서비스' 개념이어서 병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것.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나라마다 요구하는 양식이나 서식이 달라 보건소에서 (영문증명서를 발급)해주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민간병원 등을 찾아나설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각종 해외여행·유학 관련 커뮤니티와 블로그에서는 회원 간 PCR 음성확인서와 영문증명서 발급 비용·절차에 관한 내용 등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회원들은 필요한 서류를 받기까지 들은 총비용을 공유하며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더 저렴할지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후기에 따르면 민간병원에서 PCR 검사를 받은 뒤 음성확인서와 영문증명서를 발급받는 데는 8만원~20만원가량이 소요된다.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이거나, 주말·공휴일에 검사를 받는 경우 더 비싼 금액을 책정하는 기관도 일부 있다.

예를 들어 인천국제공항 코로나19 검사센터의 경우 PCR 검사에 드는 비용은 평일 기준 내국인 12만6000원, 외국인 17만4000원이다. 주말·공휴일에는 내국인이 13만원, 외국인이 18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커뮤니티 등에서는 요령 아닌 요령도 전수되고 있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 감염이 우려된다며 보건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은 뒤 민간병원을 찾아가 영문증명서 발급을 의뢰하는 것이다. 한 소비자는 이런 방식으로 딱 2만원이 소요됐다고 귀띔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건소에서 영문증명서를 발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음성확인서가 국내 방역 목적인 만큼 국문으로만 제공한다는 것이 질병청의 입장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다만 음성확인서 발급과 관련해 PCR 검사가 전면 유료화될 수 있다는 최근 전망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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