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사랑과 나누던 별거 없던 그 하루로
데뷔 26년 만에 시도하는 브리티시 팝
'나는 트로트가 싫어요' 등 10곡 수록
"훗날 들어도 공감가는 노래 하고 싶어"
"무대서는 건 30년 해도 늘 떨리지만
곡 작업 할 때는 여전히 행복해
'1년에 1앨범' 팬들과 약속 지키고 싶어"
“어느 땐가 ‘빠빠라기(팬클럽)’에게 1주년에 한 번씩 정규 앨범을 내겠다고 약속해버렸어요. 직접 작사, 작곡을 하기 때문에 다행히 17주년까지는 왔는데 쉽지 않네요. 곡 수는 채울 수 있는데 여러분이 원하고 기대하는 퀄리티나 변화된 모습을 염두에 두고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버겁긴 합니다.”
임창정은 지난 1일 열린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곡 쓸 때 정말 행복하다. 완벽한 것을 들려줄 때보다 갓 멜로디를 만들었을 때, 가이드를 주변에 들려줬을 때 더 행복하더라. 제일 좋아하는 순간 중 하나”라고 음악 작업에 애정을 드러냈다.
음반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별거 없던 그 하루로’는 그가 가수 데뷔 26년 만에 시도하는 브리티시 팝 장르의 곡으로, 잊히지 않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다. 임창정이 직접 작곡과 작사에 참여했고,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작곡가 멧돼지·늑대와 의기투합했다. 뮤직비디오에는 황정민과 하지원 등 내로라하는 유명 배우들이 그와의 우정으로 ‘노 개런티’로 출동했다. 나름 쉽게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결과물은 호흡이 달릴 정도로 난도가 높은 노래가 나왔다고 한다. 임창정은 “인연을 그 당시에 흘려보낼 때는 별 게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면 그렇게 특별할 수 없던 하루라는 역설을 풀어낸 노래”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름 쉽게 쓰려고 했는데 어렵다고 해서 수정하고 수정하다 보니 더 어려워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컨템포러리 팝 장르에 트롯을 접목한 곡인 ‘나는 트로트가 싫어요’는 후속곡으로 염두에 뒀다가 뒤늦게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곡이다. 곡 말미에는 현철의 ‘사랑은 나비인가 봐’ 후렴구를 넣었다. 임창정은 “나도 예전에는 트로트를 뻔하고 올드하다고 생각했지만 나이를 먹고 내가 늘 흥얼거리고 찾는 노래가 트로트더라”며 “노래를 만들다가 마지막에 트롯 한 소절을 넣고 싶어졌고, 그러던 중 ‘사랑은 나비인가 봐’ 후렴구가 떠올라 바로 리듬을 붙여보았다”며 “곡을 쓴 분께 직접 연락을 드렸더니 흔쾌히 가져다가 쓰라고 해주셔서 곡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두 곡을 포함해 이번 앨범에는 총 10곡이 담겼다. 임창정은 작업에 심혈을 기울인 만큼, ‘전 곡 타이틀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자극적이지 않게 (음반을) 만들고 싶었다”며 “기승전결을 갖추고 고음을 지르는 정형화된 느낌을 어떻게 탈피해볼까 고민했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노래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자극적인 사랑과 이별이 아닌 흘러가는 인생을 따라가다 훗날에 오늘을 생각했을 때 그 아픔이 있어서 지금의 나도 있구나 느끼게 되는 그런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다”면서 “힘든 시기이지만 힐링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만 번은 무대에 선 것 같은데, 만 번 올라갈 때마다 떨려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익숙해졌을 때도 익숙해졌다고 상상한 것일 뿐이지, 사실 지난 30년간 무대에 오를 때마다 제 맥박은 떨고 있었어요.”
1995년 1집 ‘이미 나에게로’로 데뷔한 그는 ‘그때 또다시’ ‘결혼해줘’ ‘러브 어페어(Love Affair)’ ‘소주 한 잔’ 같은 숱한 히트곡을 남겼다. 데뷔 24년차였던 2018년에도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로 음악방송 1위를 따내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모두 1위 트로피를 수상한 가수라는 이색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그런 임창정도 무대는 여전히 떨리고, 음반 작업은 버겁다고 말한다. 임창정은 이번 앨범의 목표를 묻는 말에 “내년에도 또 (음반 발매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과만 냈으면 좋겠다”며 “마지막 팬 한 분이 남을 때까지 노래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는 중이다.
그 한 분이 노래를 부르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겸손한 답을 내놨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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