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붕에 ‘용의 비늘’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고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1. 11. 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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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신사옥에 태양광 패널 9만장
美 빅테크 기업들 친환경 경영 나섰다

1일(현지 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 캠퍼스. 구글 마크가 달려 있는 건물들 사이로 커다란 서커스 천막 모양의 건물이 눈에 띄었다. ‘베이 뷰(Bay View)’라고 불리는 구글의 신사옥이다. 물결치는 듯한 곡선 형태의 건물 지붕에는 9만장의 태양광 패널 설치가 한창이었다. 기존에 보던 직사각형 태양광 패널이 아니었다. 모서리 부분이 겹쳐있는 형태로, 패널이 설치된 지붕은 구글의 설명처럼 ‘용의 비늘’ 같았다. 구글은 이 태양광 지붕이 해당 건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40%에 해당하는 7㎿(메가와트)를 생산한다고 했다.

지난 1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건설 중인 구글의 새 건물. 지붕 위에 용 비늘 형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 중이다(작은사진). /김성민 기자·구글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미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이 친환경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기업의 의무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최첨단 기술과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건물을 세우고, 물 사용량·탄소 배출량 감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 들어선 용 비늘 건물

구글의 베이 뷰 건물은 대표적인 친환경 건물이다. 지붕에 직사각형 패널이 아닌 ‘용 비늘’ 형태의 태양광 발전 시설이 설치된 것은 이 건물이 처음이다. 가로 0.9m, 세로 1.5m 크기의 태양광 패널 9만장으로 지붕 곡선 형태를 그대로 살려 설치된 패널은 다양한 각도에서 비치는 태양광을 효율적으로 흡수한다. 구글의 아심 타히르 재생에너지 부문 책임자는 “건물이 포착할 수 있는 태양광 에너지의 양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그래픽=송윤혜

이 건물에는 미국에서 가장 큰 지열 발전 시스템도 적용됐다. 땅속에 지열 발전용 특수 파일(Pile) 수천 개를 박아, 땅속 열기를 모은 뒤 발전에 사용한다. 이 파일은 여름철 뜨거운 건물 열기를 땅으로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구글은 이 건물을 내년 1월 개방할 예정이다. 구글이 이러한 건물을 지은 이유는 2030년까지 탄소 발생이 없는 에너지만 사용하는 ‘무탄소 에너지’를 구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 4월 “탄소 제로는 양자컴퓨터를 만들거나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핵심 사업이자 야심 찬 프로젝트”라고 했다.

◇물 사용 줄이고, 부품 재활용

친환경 행보를 강화하는 것은 구글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지난달 27일 물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미래형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공개했다. MS 데이터센터는 다량의 물을 기화하는 과정에서 주변 온도를 떨어뜨리는 증발식 냉각 방식을 사용해왔다. MS는 수년간의 연구로 서버를 끓는점이 50도인 특수 용액에 담그는 ‘액침 냉각’ 방식을 클라우드 기업 중 최초로 적용했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용액에 서버를 담가 냉각하는 방식이다. MS는 “이 방식을 이용해 2024년까지 데이터센터에 쓰는 물 사용량을 기존의 5%로 줄일 계획”이라고 했다. 연간 57억리터(L)를 아끼는 셈이다. MS는 “이 과정에서 일부 칩셋 성능도 20%까지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애플은 신제품에 재활용 부품을 사용하는 방식을 전방위적으로 도입 중이다. 지난 10월 출시한 노트북 맥북 프로에 들어가는 모든 자석은 100% 재활용된 희토류로 만들었다. 외장을 구성하는 소재도 100% 재활용 텅스텐과 알루미늄을 썼다. 팀 쿡 애플 CEO는 “향후 제품 생산에 100% 재생 가능 에너지만 쓰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아마존은 작년 6월 만든 20억달러(약 2조3500억원) 규모 ‘기후서약펀드’를 통해 대체 연료, 친환경 포장, 전기차 충전 기술 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10여 곳에 투자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아예 데이터센터를 북극 인근인 스웨덴 룰레오 지역에 짓고, 차가운 외부 공기를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냉각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친환경 행보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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