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과기부 'AI혁신 허브' 정조준

안경애 2021. 11. 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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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 특징 추출 메타버스 현실화
KAIST 등 대학 12곳서 세부과제
네이버·구글 등 119개 기업 공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 세번째)과 참석자들이 2일 고려대 미래융합기술관에서 열린 'AI(인공지능) 혁신 허브 ' 출범 현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이성환 고려대 교수가 2일 과기정통부 'AI혁신 허브' 출범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 컴퓨터 앞에 앉은 사람이 '창문을 열어줘'라고 생각하자, 가상환경 속 AI(인공지능) 어시스턴트가 이를 알아듣고 스마트홈 기능을 작동시켜 실제 집안 창문을 열어준다. AI 어시스턴트는 집안과 똑같이 구현된 메타버스 환경에서 사람과 의사소통한다. 사람의 뇌파를 분석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음성으로 만들거나 이해하는 AI 기술 덕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고려대를 포함해 12개 대학이 2일 고려대 미래융합기술관에서 AI 미래기술 개발에 도전하는 'AI혁신 허브'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AI혁신 허브는 AI 분야 국내 대표 연구자들이 중심이 돼 산·학·연 협력으로 R&D(연구개발) 하는 사업으로, 올해 7월부터 2025년까지 총 490억원이 투입된다. 이성환 고려대 교수(AI학과)를 책임자로, 12개 세부과제가 진행된다.

특히 고려대·KAIST·서울대·포스텍·한양대 등 45개 대학, 삼성전자·LG전자·KT·SKT·카카오·네이버·삼성SDS·현대차·현대중공업 등 102개 국내 기업이 팀을 이뤄 성공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은 고위험·도전형·초거대 AI 기술에 도전한다. 구글·메타 등 17개 해외 기업, MIT 등 해외 대학을 포함해 총 203개 기업·대학·기관이 그랜드 컨소시엄에 포함됐다. 초거대 AI 연구를 위한 'K-허브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AI 연구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기 위해 네이버 AI 공동연구센터, KAIST 초창의적 AI연구센터, 서울대 초거대 AI연구센터, 양재 AI R&D지원센터, KT 클라우드를 활용한 'AI 원팀' 등 공공·민간 컴퓨팅 자원을 연계할 계획이다. 이성환 교수는 이날 행사에서 "대학을 중심으로 국내에 흩어진 AI 인력과 연구 인프라를 결집해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AI 교육·연구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최상의 시너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과제별 연구방향도 공유됐다. 이성환 교수는 상상만으로 대화가 가능한 뇌파 기반 음성합성 기술을 연구한다. 복잡하고 불명확한 뇌파에서 특징을 추출해 고품질 음성을 합성하기 위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자연어 처리, 음성합성 기술을 융합한 AI 기술을 개발한다. 이 교수는 "걷거나 운전하면서도 소통이 가능하고 음성이 없어도 되는 보이스프리·핸즈프리 소통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면서 "미래에는 특정 뇌 부분에 전극을 부착시켜 귀에 거는 형태나 안경처럼 간편하게 착용하면서 메타버스 환경에서 소통하는 기술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ULM(유니버설 러닝머신)'을 연구한다.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데이터를 능동적으로 획득하고 학습하는 AI 개발이 목표다.

장 교수는 "AI가 진정한 지능을 가지려면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누군가 데이터를 주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데이터를 찾고 학습하면서 환경변화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의 머신러닝과 반대로, 스스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학습하는 '러닝머신'이 이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닫힌 세계'에서 작동했던 고전 AI, 현대 AI를 지나 이제 '열린 세계'에서 작동하는 뉴AI, 인지AI의 시대를 열겠다. 그 핵심은 ULM"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진우 KAIST 교수는 다중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는 초거대 딥러닝 학습기술을 연구한다. 인간 수준의 고차원적 문제 해결이 가능한 AI 현실화가 목표다. 신 교수는 "인간이 다중 데이터를 활용해 종합적 판단을 하듯이 AI도 음성, 사진, 동영상, 문서 등 서로 다른 데이터를 하나의 모델로 처리할 수 있어야 과거에 하지 못했던 과제를 해낼 수 있다"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이용해 한번에 훈련하고 적용하는 하이퍼AI 모델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조민수 포스텍 교수는 극사실적인 메타버스를 구축·조작·재구성하는 시공간 설계 지능을 개발한다. 기술이 개발되면 인명구조, 생활보조 등 현실세계와의 정교한 상호작용이 요구되는 영역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

조 교수는 "현재의 메타버스는 시각·물리·지능적 한계가 있다. 많은 사람의 노동을 통해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메타버스가 대부분이고, 시각적으로는 사실적인 세계와 동떨어져 있는 데다 물리적 특성도 반영하지 못 한다. 지능적으로도 멍청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3차원 컴퓨터비전, 시공간 프로그래밍 AI,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로 '메타버스비전' 기술을 개발해 이런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게 조 교수의 목표다. 조 교수는 "AI가 복잡한 현실과 문제, 예외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게 해 로봇과 AI 시대에 일어날 수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뉴로심볼릭 추론 기반 시스템2 AI △단백질의 3차원 구조예측을 위한 AI △신물질 등 과학적 발견을 위한 AI △다양한 하드웨어 환경에서 자가 개선하는 AI △극한 학습환경 극복 AI △기계와 전문가의 판단을 고려한 상호작용 AI △우주관측 인텔리전스 △메타 에너지 인텔리전스 과제가 추진된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오늘은 연구자, 인프라, 자원 등 국가 AI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고 연구협력 체계를 구축해 본격 출범하는 의미 있는 날"이라며 "AI혁신 허브가 국가 AI 연구와 최고급 AI인재 양성의 거점이 돼 AI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 대학, 연구자 등 개별 주체들의 역량과 노력만으로는 글로벌 선도국과 맞서는데 역부족인 만큼 산·학·연, 민·관의 힘과 지혜를 하나로 결집할 시기"라며 "정부는 국가의 인프라와 재원, 데이터 확보와 지원 등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반도체 패권경쟁이 AI 주도권 전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AI혁신 허브를 통해 산업과 국가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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