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찍었다"는 오진영 작가 "조국 사태를 건너며 지켜보니.."
"조국 사태를 건너며 지켜보니, 그들이 지키겠노라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국가의 법치가 아니었다"
민주화 세력 겨냥 "'이재명을 지키는 게 곧 노무현을 지키는 것'이라는 따위의 신앙고백이나 읊조리면서.."
'새엄마 육아 일기' 오진영 작가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찍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윤 전 총장을 지지하게 된 이유를 직접 밝혀 눈길을 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진영 작가는 "재작년 조국 사태 이후로 정치 이슈 포스팅을 많이 했다. 글 시원하게 읽었다며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그동안 많이 늘었다"며 "따봉 갯수 세는 재미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고 사노라는 농담도 가끔 했다"고 운을 뗐다.
오 작가는 "그러나 좋아요 숫자 늘려보겠다는 야심만으로는 나의 지난 2년간 정치 이슈 편향이 설명되지 않는다. 나로 하여금 지칠줄 모르고 같은 얘기를 또 하고 또 쓰게 만든 건 나도 한 때 속했었던 민주화 세력 지지자들에 대한 실망과 경악이었다"며 "조국 사태를 건너며 지켜보니 그들이 지키겠노라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국가의 법치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 수호하겠다는 민주주의는 '노무현과 조국과 문재인과 학생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을 지키는 일'이었다"며 "그들은 정치적 가치가 아니라 정치인들을 붙잡고 신주단지 모시듯 떠받들고 있었다. 그들에겐, 조국과 문재인과 운동권 출신들이 저지르는 잘못은 '원래는 좋은 사람들이 하는 실수'이기에 눈 감아줘야 하고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의 잘못은 '원래 나쁜 놈들이 드러내는 바닥'이기에 용서 못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내로남불, '정치는 좋은 사람들과 나쁜 사람들의 대결이며 우리는 좋은 사람들 편에 서있을 뿐'이라는 그들의 무지와 게으름을 나는 이해할 수 없고 참을 수 없다는 동어반복을 여기서 외쳐왔고 아직 지치지 않는다"며 "3개월 전에 내가 국힘당 후보 선거권을 행사하기 위해 당원 가입을 한다고 밝혔을 때 주위에서 '무슨 당원가입까지? 그건 좀 오바 아닌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생각은 아마도 '아니 교회 다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절로 바꾼다고?' 같은 것일 게다. 정치를 마치 종교처럼 여겨서 한 번 민주당 지지는 영원히 민주당 지지여야 한다는 사고방식"이라며 "'이재명을 지키는 것이 곧 노무현을 지키는 것'이라는 따위의 신앙고백이나 읊조리면서 그것이 바로 민주화 세력의 긍지인 줄 아는 민주당 지지자들과 결이 같은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오 작가는 "나에게 정당 선택과 정치인 지지는 내가 옳다고 믿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킬 일꾼을 고르는 일이다. 그 가치를 지키기는커녕 집권 기간 내내 짓밟고 훼손한 걸로 모자라 급기야는 최악의 인물, 대장동 게이트의 범죄자를 대선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을 심판하기 위해 오늘 투표에 참여했다"며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비밀 투표'의 원칙이란 건 혹시 받을지도 모르는 불이익이 두려우면 안 밝힐 자유가 있다는 의미"라며 "본인이 공개하고 싶으면 공개하면 된다"고 글을 끝맺었다.
한편, 최근 오 작가는 브라질의 20세기 소설 문학 최고봉으로 꼽히는 마샤도 지 아시스(Machado de Assis)의 '브라스 꾸바스의 사후 회고록'(창비)에 나오는 우화를 언급하면서, "미친듯이 질주한 끝에 등에 태운 국민들을 구렁텅이에 처박을 뻔 했던 당나귀는 문재인 정권이고, 목숨을 걸고 당나귀를 멈춰 세운 몰이꾼은 윤석열 같다는 생각을 한다"는 글을 남긴 바 있다.
당시 그는 "살아있는 권력이 막았던 조국 수사를 윤석열이 밀고나가 586 민주화 세력의 위선과 탐욕을 드러냈을 때, 법무장관과 여당 대표와 여권 180석의원이 총동원되어 검찰총장 한 명을 대상으로 총공격을 퍼부었을 때, 그래서 이 정권이 의도하는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이 무엇인지 그 실체를 선명히 폭로했을 때, 우리는 그에게 주머니 속 금화를 다 주어도 아깝지 않았었다"고 했다.
이어 "윤이 홀로 그 모든 수모를 견디며 거침없이 날뛰는 당나귀같은 집권 여당의 폭주를 막아세웠을 때 지금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나"라며 "당시 그들이 야당 정치를 얼마나 훌륭하게 잘하셨는가 하면 그 때 야당은 궤멸과 고사 직전이었고 결국 작년 총선에서 여당에게 180석 승리를 안겨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홍준표 의원을 겨냥해 "그래놓고 이제 와서 자기들이 지금의 국힘당 지지율을 일궈냈고 야당을 살려낸 것처럼 행세한다. 시간이 흘러 어떤 사람들은 그 때 그 일이 금화를 줄만한 공적이었는지를 잊은 모양이지만 아직 어떤 이들은 알고 있다"며 "비록 언변이 능숙하지 못하고 화려한 공약이나 비전이 없다 할지라도, 공허한 말이나 선언이 아닌 실체가 있는 공적으로 집권당을 위협했던 사람이 누구인지를"이라고 적었다.
한편, 오 작가는 최근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이하 공정과상식)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공정과상식'은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한국은 돌이킬 수 없는 3류 국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느낀 지성인 33인이 뜻을 모았다고 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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