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특허 하나가 제2의 네이버 만든다

양연호,이종화 2021. 11. 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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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대한변리사회 회장

◆ 제1회 벤처·스타트업 특허 대상 ◆

"더 이상 '특허를 위한 특허'는 벤처·스타트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제2의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오려면 단 하나의 특허를 보유하더라도 산업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홍장원 대한변리사회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양적 성과에서 질적 성과 위주로 특허평가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허출원(특허권 인정을 요청하는 것) 건수가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많은 수의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 주목을 받았다면 앞으로는 권리범위가 넓은 '질 좋은 특허'를 우대하는 쪽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간 사업화 가능성과 같은 질적 평가보다 특허 등록 수와 같은 양적 평가를 우선시한 결과 특허가 더 이상 기업들의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9월 유엔 산하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글로벌혁신지수(GII)에 따르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특허출원 부문에서 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체 무역 대비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입은 18위를 차지해 지식재산권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회장은 "특허출원 건수와 그로부터 나오는 수익성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는 추세가 고착화하고 있다"며 "특허출원이 쏟아지는데 정작 기업들에는 '돈'이 안 된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기술의 객관적 가치를 산정하는 '특허 가치평가' 제도 역시 손봐야 한다는 게 홍 회장 생각이다. 홍 회장은 "미국은 전문성에 기반한 특허 평가로 기술 개발 난이도에 따라 산정하는 가치도 크게 달라진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특허출원을 그저 창업하면서 의례적으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쯤으로 여기고 기술에 대한 가치 산정이 엄밀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제대로 된 기술과 특허를 평가해 줄 신뢰성 있는 제3의 기관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특허를 둘러싼 제도 전반에 대해 재정비가 시급한 이유는 특허가 벤처·스타트업에 창과 방패이자 동시에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스타트업이 가진 것이라고는 결국 기술과 특허밖에 없다"며 "매출과 영업이익, 자본 등이 전무하다시피 한 스타트업의 유일한 무기이자 자산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기술 특허의 변화 추이를 보면 5년 전부터 백신과 바이오가 가파른 성장세를 그리더니 코로나19를 계기로 탄력이 붙었다"며 "최근에는 언택트, 메타버스와 관련된 특허가 쏟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연호 기자 /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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