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2일간 혹독한 춤·노래 연습 '빌리' 만난다
내년 2월까지 디큐브아트센터
빌리 엘리어트가 2010년 국내 첫선을 보인 이후 매번 새로운 빌리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번 3대 빌리들 역시 이번 시즌이 빌리로 출연하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무대다. 그래서 발레 무용수를 꿈꾸는 소년인 빌리를 연기하는 소년들의 눈빛은 언제나 나이답지 않게 진지하고 동작에선 열정이 넘친다.
이번 빌리들은 160여 명의 지원자들이 참여한 오디션을 뚫고 발탁됐다. 빌리가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시간은 러닝타임(160분)의 90%에 해당하는 140분 이상이다. 대본은 80쪽 분량에 달한다. 성인 주인공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하는 이 배역을 어떻게 10대 초반 남자 아이들이 소화해내게 되는 걸까. 비결은 1차 오디션 직후 18개월(562일) 동안 진행되는 고강도 빌리 훈련 프로그램인 '빌리스쿨'에 있다.
이들의 안무를 지도한 이정권 트레이너는 "1차 오디션 후 탭댄스, 발레, 애크러배틱, 필라테스, 재즈댄스, 노래 등 각종 분야에 걸친 치열한 훈련이 시작된다"며 "빌리의 춤은 괴로운 여정을 통과해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제작사에서 오디션에서 제시한 빌리의 조건은 만 8~12세, 키 150㎝ 이하, 변성기가 오지 않고 탭댄스와 발레, 애크러배틱 등 춤에 재능이 있는 남자 어린이다. 오디션을 통과한 빌리 후보들은 일주일 중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6시간씩 다양한 장르의 춤을 배운다.
안무가 노지현은 "이 작품을 소화하려면 다양한 장르의 춤을 출 줄 알아야 하는데 성인배우도 아닌 어린 소년 중에서 이런 배우를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오디션에서 손톱만 한 가능성이 보이면 선발해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노력해 빌리를 만들어 간다"고 설명했다.
춤만 잘 춘다고 빌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 협력 연출가 사이먼 폴러드는 "트레이닝이 잘 되어 있는 아이라도 열정이 보이지 않으면 빌리가 될 수 없다"며 "마음속에 빌리처럼 열정을 품은 아이를 찾는다"고 강조했다.
어린이 배우가 주역을 맡는 만큼 특별한 지원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우선 빌리 배역을 전담 관리하는 스태프인 샤프롱이 배우들의 소품, 의상, 음식 등을 챙기는 것은 물론 무대 공포를 이겨낼 수 있는 정서 관리까지 맡는다. 또 18개월의 준비기간과 5개월의 공연 기간 빌리들의 신체 건강을 챙기는 전문 물리치료사가 상주한다. 물리치료사들은 근력 강화운동 등으로 이들이 최적의 몸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빌리가 된 기분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건 정말 어려워요. 진짜 좋은 기분이기 때문에 말로 표현 못하는 거예요. 행복하고 좋고 뿌듯하죠."(주현준)
지난 8월 31일 개막한 빌리 엘리어트는 내년 2월 2일까지 서울 신도림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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