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 도중 미군 폭격으로 희생" 명시한 월미도 위령비 제막

고석태 기자 2021. 11. 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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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인천상륙작전 당시 희생된 월미도 원주민을 위한 위령비가 세워졌다. 인천시는 2일 중구 월미도의 월미공원에서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월미도 위령비. /인천시

위령비는 정부 조직인 제1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에 따른 권고 사항을 반영해 2000만원을 들여 건립했다고 인천시는 밝혔다.

폭 2.8m, 높이 2.1m 규모의 위령비에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유엔군 소속 미군의 폭격으로 월미도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원주민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는 비문과 함께 신원이 확인된 피해 주민 10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인천에서는 그동안 ‘미군 폭격’ 명시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어 왔다.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과정에서 벌어진 폭격인데 ‘미군’을 명시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국방부 등으로부터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월미도 원주민 귀향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시민단체의 반발 여론에 ‘미군 폭격’이 비문에 들어가는 것으로 정리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정근식 위원장은 이날 인천시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제1기 과거사위원회가 건립을 권고한 지) 13년 만에 위령비를 제막하게 됐다”며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역사적 전환점 뒤에 아픔이 있었고, 이제는 영광 뒤에 숨어 있는 참극을 감당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또 ‘왜 미군이 폭격을 하게 됐는지에 대한 부분은 진실 규명 과정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취재진 지적에 “그런 부분이 있다”라고 답했다.

인천시는 2019년 제정된 인천시의회 조례에 따라 월미도 미군 폭격 피해 주민과 유족 23명에게 월 25만원의 생활안정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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