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이유가 있어야 아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요

칼럼니스트 정효진 2021. 11. 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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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증이란 일정한 근거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그 어떤 이유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주장만 하면 아이가 납득할 만한 이유를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장은 있으나 이유가 없는 말보다는 주장은 없으나 이유가 있는 말로 아이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주장도 중요하지만, 왜 그렇게 주장하는지에 대한 적절한 이유가 아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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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주장은 있으나 이유 없는 말, 주장은 없으나 이유 있는 말로 바꿔보세요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의 문제 행동을 제지할 때도 주장은 있으나 이유가 없는 말을 주로 한다. ⓒ베이비뉴스

논증이란 일정한 근거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는 것을 말한다. 논증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는 '주장', '이유', '근거'가 있다. '주장'은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내세우는 생각 및 견해를 말한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이유와 근거가 필요하다. '이유'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뜻하는데, 근거를 바탕으로 생각해낸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근거'는 이유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사실을 말한다. 이렇게 주장, 이유, 근거로 구성된 논리적 말하기는 사실 일상에서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주장, 이유, 근거 중 한 가지만 표현해도 상대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이 가능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의 문제 행동을 제지할 때도 주장은 있으나 이유가 없는 말을 주로 한다. 예컨대, 아이가 식탁 위의 뜨거운 그릇을 만지려고 할 때, '만지지 마'라고 말한다. 이밖에도 내리막길을 급하게 뛰어가는 아이를 보고 '뛰지 마', 계단을 한 개씩 밟아야 하지만 여러 개를 한 번에 밟고 가는 아이에게 '안 돼', 책상 위 높은 곳을 올라갈 때도 '하지 마', 날카로운 도구로 장난칠 때는 '건드리지 마'라고 한다. 아이가 건물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상황에서도 '나가지 마'라고 할 뿐, 왜 밖에 나가면 안 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을 때가 많다. 지금까지 언급한 말들은 주장은 있으나 이유가 없는 말이다. 물론 이러한 표현들은 다급한 상황에서 부모가 아이의 위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한 가장 최선의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이유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주장만 하면 아이가 납득할 만한 이유를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표현은 단순히 아이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제지하는 역할만 할 뿐,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행동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부모가 하지 말라고 하는 행동을 반복할 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장은 있으나 이유가 없는 말보다는 주장은 없으나 이유가 있는 말로 아이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가령 아이가 높은 곳에 올라갈 때 '안돼'가 아닌 '위험해', 날카로운 도구로 장난칠 때 '장난치지 마'가 아닌 '다쳐', 뜨거운 그릇을 만지려고 할 때 '하지 마'가 아닌 '뜨거워', 내리막길을 급하게 내려가는 아이에게 '뛰지 마'가 아닌 '넘어진다', 문틈에 손을 넣고 장난을 칠 때 '그만해'가 아닌 '아파'라고 하는 것이다. 이처럼 무작정 부정형의 주장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그러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짧은 문장으로 단호하게 말한다. 위험한 순간이 지나간 다음에는 아이에게 차분하게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 그래야 아이도 생각하게 되고, 나중에는 주의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무엇을 말하고 보여주느냐에 따라 설득 효과는 달라진다. 이유는 'why'에 대한 답이다. 설득은 'why'에서 시작해야 한다. 'why'는 문제 해결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결단력 있게 주장만을 드러내는 명령형의 표현도 필요한 상황이 있다. 문제는 일관된 방식만으로는 아이를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주장도 중요하지만, 왜 그렇게 주장하는지에 대한 적절한 이유가 아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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