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빼자 매출 2배..'제로' 콜라·사이다, 비탄산족까지 사로 잡았다

김종윤 기자 2021. 11. 2.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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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가격은 큰 차이 없어 여성·건강족 소비층 흡수
다양한 신제품 등장으로 시장 규모 커져
(사진제공=동아오츠카)© 뉴스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 평소 운동으로 몸 관리에 열중하는 직장인 30대 A씨. 식단 관리가 철저한 그에게 칼로리가 높은 탄산 음료는 기피 음식 중에 하나다. 지난해부터 재택근무가 길어지자 간식으로 탄산 음료에 대한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선택한 제품은 쿠팡에서 판매하는 나랑드 사이였다. 한캔당 360원꼴로 부담도 크지 않았다.

그는 "가끔 탄산의 톡 쏘는 맛이 그리울 때면 제로 사이다를 먹는다"며 "칼로리와 가격 부담이 적어 한상자씩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칼로리 부담이 없는 제로 탄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 19 확산 이후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탄산 음료와 똑같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음료에 소비자가 몰리고 있어서다. 때마침 다수의 음료 브랜드가 제로 탄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업계에선 그동안 탄산을 찾지 않은 소비자까지 끌어모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높은 칼로리 탓에 탄산을 멀리한 고객이 대신 제로 탄산 만큼은 구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나랑드 사이다, 2년 연속 매출 2배 껑충

2일 음료 업계에 따르면 나랑드 사이다의 올해 10월 누적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성장했다. 지난해에도 110% 성장해 2년 연속 2배가량 늘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2010년 출시된 동아오츠카의 나랑드 사이다는 지난해 전환점을 맞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칼로리 부담을 덜 수 있는 제로 탄산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탄산 음료 특유의 맛을 포기할 수 없자 차선책으로 제로 음료로 눈을 돌린 셈이다. 이미 시중에 팔리고 있었던 나랑드 사이다가 주목받은 이유다.

제로 탄산은 기존 음료와 비슷한 맛을 구현한다. 과당 대신 칼로리가 적은 아스파탐·수크랄로스와 같은 인공감미료를 사용해 단맛을 낸다. 일부 칼로리가 있지만 식품성분표시 규정에 따라 음료는 100㎖당 5㎉ 미만이라면 제로 칼로리로 판매되고 있다. 특유의 청량감과 단맛을 즐기면서도 칼로리 부담을 덜 수 있어 기존 탄산 음료의 대체재란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선 평소 탄산 음료를 멀리하던 고객들이 대거 신규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길어진 집콕 생활에 다양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까지 제로 탄산에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탄산 음료의 경우 선호도가 뚜렷해 특정 브랜드의 제품만 찾는 현상이 강해서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기존 탄산에서 제로 제품으로 이전한 고객보다 신규 진입 수요가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높은 칼로리에 부담을 느끼는 여성과 건강족 고객이 주로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칠성사이다 제로(롯데칠성음료 제공)© 뉴스1

◇ 롯데칠성·코카콜라도 시장 진출…매출 급증

올해 식품업계는 지난해 제로 탄산의 시장성을 확인하자 줄줄이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매출도 꾸준히 오르며 실적 확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월 칠성사이다 제로와 펩시 제로 슈가를 내놨다. 이들 제품은 수년 전 소비자 외면을 받고 단종됐지만 제로 탄산 열풍에 재등장했다.

실적도 예상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610억원을 달성했다. 롯데칠성의 탄산 매출(5258억원)에서 10% 이상을 담당했다. 특히 탄산수(407억원) 매출을 앞지르기까지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내부적으로 전체 제로 탄산 시장에서 자사 제품의 점유율을 42%로 추정한다. 올해까지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가격과 맛 차이가 기존 제품과 차이가 없는 만큼 꾸준한 고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 실제 한 대형마트에선 칠성사이다와 제로사이다의 500㎖는 1580원으로 팔리고 있다.

올초 코라콜라사 역시 2006년 코카콜라 제로에 이어 올초 스프라이드 제로를 출시하며 상품군을 넓혔다. 매출 증가율은 매년 두자릿수 이상을 유지 중이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기업에서 제로 탄산을 내놓으면서 전체 시장이 커졌다"며 "제로 탄산에 새로운 수요층이 진입한 만큼 과거처럼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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