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세 번째 대선 출마

조선일보 2021. 11. 2.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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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21년 11월 1일 오전 국회 잔디광장에서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2년, 2017년 대선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다. 그는 1일 기자회견에서 “기득권 양당들이 간판 선수만 바꾸는 정권 교체는 구적폐를 몰아낸 자리에 신적폐가 들어서는 적폐 교대만 반복할 뿐이기 때문에 판을 갈아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여야 대선 주자들을 향해 “나쁜 X, 이상한 X, 추한 X만 있다며 국민은 걱정이 태산”이라고도 했다.

안 대표는 여야 유력 후보들이 도덕성이나 정책 능력 모두에서 대통령감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비호감 대선’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대안 후보임을 자처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는 5~7%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두 자릿수 지지율을 넘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대선 3수(修)에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도 패했던 그가 국민들에게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여론조사에서 그에 대한 비호감도는 여야 후보들보다 더 높게 나오고 있다.

안 대표가 작년 말 서울시장 출마 선언 당시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그는 당시 “대선은 포기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고 좋은 시정을 통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은 “시장에 당선이 되면 도중에 그만두고 대선에 나가는 일이 없다고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했다. 당시 안 대표의 말을 그렇게 해석한 사람이 얼마나 됐겠나. 안 대표가 자신의 거취보다 정권 교체를 우선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여긴 사람이 더 많았을 것이다.

안 대표는 10여 년 전 정치를 시작하면서 ‘새정치’와 ‘미래’를 상징하는 인물로 바람을 일으켰다. 유력 대선 후보로도 떠올랐다. 아직까지 그를 지지하는 국민이 있는 것은 그때의 이미지가 남아있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거듭되는 출마와 약속 번복으로 그 참신함이 빛을 잃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합당을 약속했다. 하지만 양측은 지분 다툼을 하다 3개월 전 합당 결렬을 선언했다. 이것이 정권 교체를 위해 작은 이익을 버리겠다는 정당들의 모습인가. 앞으로도 국민에게 감동과 믿음이 아니라 실망을 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편협한 사적 감정과 정치 이익에 매몰된 계산들이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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