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D연합회 "TBS 출연금 삭감, 무도한 방송 탄압"

한국PD연합회는 1일 서울시가 교통방송(TBS)에 대한 출연금을 120억원 가량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을 놓고 오세훈 시장을 향해 “무도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PD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서울시의 무지막지한 방송 탄압에 경악을 금할 수 없으며, 이 황당한 방침을 즉시 철회하고 국민들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서울시의 TBS 출연금 삭감 방침에 대해 1일 한국PD연합회가 낸 비판 성명. /한국PD연합회

앞서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TBS 출연금을 올해보다 123억원 삭감한 252억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독립된 언론의 힘으로 정부 정책이나 서울시 정책에 대해 가감 없는 비판, 대안 제시를 하려면 재정 자립이 가장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언론 탄압’이란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예산 편성을 가지고 확대 해석해서 (방송법 위반으로)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주장”이라고 했다.

PD연합회는 이에 대해 “오 시장이 (TBS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서울시민의 혈세를 무기로 방송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취임 초기부터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어준의 출연료를 문제 삼으며 TBS에 대해 파상적인 정치공세를 펼쳐 온 그는, 최근 김어준의 ‘이재명 지지 발언’에 일부 야권 정치인들이 반발하자 이를 빌미로 다시 TBS 탄압의 칼을 뽑아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PD연합회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방송심의제도, 그리고 벌점에 따른 방송사 재허가 제도에 호소하는 게 민주사회의 올바른 절차”라며 “예산을 무기로 목을 조여서 방송사가 아예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 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상식과 원칙을 무시한 폭거”라고 했다.

PD연합회는 “예산을 박탈하여 프로그램 제작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개별 프로그램에 대한 간섭이나 영향력보다 훨씬 더 큰 방송 탄압”이라며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못하면 방송 편성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부당한 출연금 삭감 조치로 TBS의 편성을 파괴하여 방송법을 위반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