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은 역시 야구장이지" 헬스장서 맘껏 달렸다".. 돌아온 일상

채제우 기자 2021. 11. 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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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첫날, 달라진 일상

‘위드 코로나’ 첫날인 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중구 무교동 음식문화의거리. 광화문·을지로 일대 직장인들의 ‘밥 골목’인 이곳은 평소보다 훨씬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만석인 곳이 드물었지만, 이날은 10명 이상 줄 선 가게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한 냉면집 매니저 김모(69)씨는 “월요일은 보통 손님이 적은데 오늘은 예약만 10팀”이라며 “지난주에도 7~8명 단체 손님이 3팀이나 오더니, 확실히 위드 코로나 첫날인 게 실감 난다”고 했다. 동료 2명과 함께 식당을 찾은 직장인 김모(36)씨는 “오늘 저녁엔 부장님과 단체 회식이 예정돼 있다”며 “일상 회복과 함께 회식도 돌아왔다”고 했다.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작된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관중들이 치맥을 하며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뉴시스

위드 코로나 1단계 시행과 함께 수도권 식당·카페는 최다 10인까지,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졌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80석 규모 한식당 한 곳은 이날 오전에만 ‘10인 식사 예약’을 3건이나 받았다. 식당 주인 김모(34)씨는 “오늘 저녁에도 단체 손님이 7팀이나 예약돼 있다”며 웃었다. 자영업자들이 야간 알바를 일제히 구하면서, 일각에선 구인난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일 헬스장들은 ‘샤워 시설 이용 불가’ ‘러닝머신 시속 6㎞ 제한’ 등 방역 수칙을 일제히 완화했다. 이용자들은 시속 7~8㎞가 표시된 러닝머신 사진을 공유하며 “위드 코로나가 실감 난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 한 헬스장을 찾은 이모(26)씨는 “날씨도 추워졌는데, 이제 샤워 못 해 땀에 젖은 채로 집까지 걸어가지 않아도 돼 다행”이라고 했다.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첫 날인 1일 밤 7시경 서울 을지로3가역의 한 술집이 손님들로 붐비는 모습이다./ 장련성 기자

대학가도 대면(對面) 축제가 부활하고, 동아리들이 단체 활동을 재개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서울대는 2일부터 밴드 공연 등을 비롯한 가을 축제를 나흘간 진행한다. 종전처럼 유튜브 중계도 하지만 사전 신청한 70명의 대면 관람도 허용하기로 했다. 고려대의 한 스포츠 동아리도 이달 중 단체 MT, 타 대학과 교류전을 열 계획이다. 동아리 소속 박모(24)씨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신입 부원들의 기대가 부쩍 커졌다”며 “연말엔 졸업생들도 초대해 송년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했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며 관중석을 메우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 전 경기는 '전 좌석 접종자 구역'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경과한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한 48시간 내 PCR 음성확인자, 18세 이하, 불가피한 사유의 접종 불가자(의사 소견서 필요)도 입장이 가능하다. /박상훈 기자

‘위드 코로나’ 시행과 함께 방역 지침이 완화되자, 마치 코로나가 끝난 것처럼 느슨해진 모습도 나타났다. 1일 낮 12시쯤, 서울 중구의 200석 규모 갈비구이 전문점은 QR코드·안심콜 등 출입 확인 절차 없이 손님들을 입장시키고 있었다. 이 가게 50m 근방의 고깃집, 복 요리 전문점 등 주변 음식점에서도 이런 모습이 자주 보였다. 직장인 황진영(27)씨는 “식당에서 QR코드나 안심콜을 요구하지 않아 내심 편했다”며 “어차피 위드 코로나가 시작됐는데 출입을 확인하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했다. 위드 코로나를 계기로 마스크를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소셜미디어에는 ‘하루에 마스크 안 쓴 사람을 몇 명이나 보는지 모르겠다’ ‘이제 위드 코로나니 접종 완료자는 야외에서 안 써도 되지 않느냐’ 등의 글이 올라왔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첫날인 1일 경기도 파주시 감악산에서 등산객들이 출렁다리를 건너며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초 계획 단계에선, 위드 코로나가 시작될 때쯤 돌파 감염자나 중증 사망자가 어느 정도 통제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방역 무장 해제된 시민들과 달리 의료 현장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야구장에 치맥이 돌아왔다

프로야구 키움과 두산의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전이 열린 1일 서울 잠실야구장. 지난주까지만 해도 썰렁하던 장내 치킨집에 사람이 몰려 줄이 길게 늘어섰다. 맥주를 파는 매점 앞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람들은 양손에 음식이 담긴 상자와 음료를 들고 관중석으로 향했다.

이날 잠실야구장을 찾은 관중 1만2422명 대부분이 먹을거리와 함께 ‘직관(직접 관람)’을 즐겼다. 불과 일주일 전 잠실구장 입장객이 2000~3000명 정도에 그친 것과 대비를 이뤘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을 야구 열기와 ‘위드 코로나(일상 회복)’가 야구팬을 다시 구장으로 불러들였다. 테이블석에서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관람한 서명원(31)씨는 “재작년까진 매달 야구장에 왔는데, 작년부터 코로나로 제약이 많아지고 야구계에서 방역 수칙 위반 사건도 터져서 실망감에 한동안 오지 않았었다”며 “관중석이 모두 열리고 음식도 먹을 수 있게 돼 오랜만에 퇴근 후 야구장을 찾았다”고 했다.

이날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관중석이 100% 열렸다. 지난달 수도권 구장은 백신 접종 완료자만 입장할 수 있었지만, 포스트시즌부터는 18세 이하, 48시간 내 PCR 검사 음성 확인자, 불가피한 사유의 접종 불가자 등도 입장이 가능해졌다. 특히 이날부터 자리에서 음식을 먹는 것도 허용됐다. 지난해 방역 대책으로 관중석 취식이 금지된 이후 구장 안쪽에 마련된 별도 장소에서만 음식을 먹을 수 있었지만, 2년 만에 다시 제대로 된 ‘야구장 치맥(치킨+맥주)’이 가능해진 것이다.

올 가을 야구는 이제 ‘관중’도 승부의 저울추를 움직이는 큰 변수가 됐다. 두산 양석환은 “선수단이 무관중에 익숙해진 시즌이었는데, 관중이 많이 들어오면 어리고 경험 없는 선수들은 플레이하는 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키움 이정후는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하면 집중이 더 잘 된다”며 반가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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