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섭 HMM 구주본부장 "선대구조 강해져..누구랑 붙어도 밀리지 않는다"

임애신 2021. 11. 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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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 40%대
해운운임 폭등과 컨테이너선 품귀 영향
IMO 환경 규제 적극 대응..스크러버 1위
김경섭 HMM 구주본부장(상무) (사진=HMM)
[로테르담(네덜란드)=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드디어 HMM의 선대 구조가 경쟁우위에 올랐습니다. 누구랑 그 어떤 상태에 놓이더라도 전처럼 밀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김경섭 HMM 구주본부장(상무)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로테르담 물류센터 개장식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는 올해 영업이익률이 방증할 것”이라며 “다른 선사와 비교해 영업이익률이 평균 이상이 됐다는 것은 경쟁력이 있고 진용이 갖춰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분기 9.8%였던 HMM(011200)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2분기 47.9%로 껑충 뛰었다. 해운 운임 폭등과 컨테이너선 품귀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올해 3분기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지며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김 상무는 “코로나19로 초기에는 어려웠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동량이 많이 늘었다”며 “선사들이 선대를 재투입해서 물류를 충분히 지원했다고 생각하는데 항만에 적체가 생기다 보니 투입한 만큼 수요자들이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매주 배가 들어와야 하는데 며칠씩 지연되고 이 상황이 누적되다 보면 어떤 주에는 아예 배가 없기도 하다”며 “1년에 52항차가 나와야 하는데 현재 45항차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렇게 보면 HMM에는 손실이지만 개선된 수익구조가 이를 상쇄했다.

친환경 규제 업계에 ‘부담’…HMM은 ‘유리’

HMM은 친환경 규제에서도 한 발짝 앞서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IMO 2020에 따라 선사들은 2020년 1월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제한해야 한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모든 선사는 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저유황유 또는 액화천연가스(LNG) 연료를 써야 한다. IMO2020 규제는 선사에 엄청난 부담이다.

HMM 선박 (사진=HMM)
HMM은 스크러버(탈유황장치) 장착률 1위 선사다. 통상 유가가 오르면 비용 부담이 커지지만,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 차가 벌어질수록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엔 유리하게 작용한다. 주요 글로벌 해운사들이 저유황유 사용 선박을 채택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김 상무는 “LNG가 IMO2020 규제 도입 전 선박유로 주로 쓰였던 벙커C유를 때는 것보다 낫겠지만 완벽한 해법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크다”며 “향후 정책 수립 과정에서 LNG가 탈탄소 솔루션이 아닌 게 되면 곤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운업계 1위인 머스크가 LNG추진선이 아닌 다른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을 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HMM이 다른 선사에 비해 ‘젊은 배’를 많이 보유한 것도 유리한 점이다. 그는 “환경 규제가 본격화하는 때가 되면 18~20세 배가 많아지다”며 “이 배에 비용을 투입해 저감장치 등을 다는 것보다 조기 폐선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어 퇴출되는 캐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적 서비스 위해 자영터미널 보유 중요”

이번에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한국 수출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물류창고를 개설한 것에 대해서는 “방향성 측면에서는 상생의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상무는 “HMM이 물류창고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한국 업체들의 수출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원활해지면 오션 분량도 잠재적으로 더 늘어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1월에 개장하는 로테르담 물류센터 (사진=임애신 기자)
그는 그러면서 “선사 입장에서 터미널을 보유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세계 모든 요충지에 자영터미널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주요 거점에 일정 수준의 지분을 확보해 영향력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단순히 수익 창출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김 상무는 “일방적으로 비용이 올라는 것을 예방할 수 있고, 자영터미널에서는 자선에 우선권을 줘서 급한 경우 업무 순번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트럭 물류대란 예견된 문제”

최근 유럽에서 벌어진 트럭 물류대란에 대해서는 예견됐던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 상무는 “네덜란드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한 것 같지만 영국은 심각하다”며 “현재 10만명 정도의 트럭 운전사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3년 전에는 5만명 정도가 부족한 상태였는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비자와 환율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고향으로 돌아간 사람이 늘었고, 코로나19 사태로 신규로 유입돼야 하는 운전사들이 들어오지 못해 상태가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세대교체 또한 트럭 물류난의 한 요인이다. 김 상무는 “근무하던 운전사들이 은퇴 연령에 도달하며 자연 감소가 있었다”며 “또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열악한 처우와 박봉을 견딜 사람이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물류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예견됐던 문제인데 사전에 대응하지 않으니까 이제서야 피부에 와 닿는 것”이라며 “영국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거주 권한을 주거나 라이센스를 연장해주는 등의 대안을 내놓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애신 (vam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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