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도전 중도 사퇴, 두번째는 완주..'대권 삼수' 안철수는 무슨 생각

박기범 기자 2021. 11. 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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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상 당선권과는 거리..다자구도에선 승부에 주요 변수 작용
국민의힘 경선 결과와 김동연 제3지대 등에 따라 행보에 영향받을 수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 잔디광장에서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제3지대'를 띄우며 세 번째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안 대표는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나섰다가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자 중도 사퇴했고, 2017년 19대 대선에선 국민의당 후보로 완주해 21.4%의 득표율로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삼수생' 안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 대선 레이스 독자 완주, 제3지대나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등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놓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잔디광장에서 진행된 출마선언식에서 "이제 5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판을 갈아야 할 때'"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을 겨냥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여당 후보는 뻔뻔하게 거짓을 늘어놓고, 야당 후보는 주술 논란과 막말 경쟁으로 국민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위주의 대선판을 질타했다.

안 대표가 공식 등판하면서 차기 대선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5일 선출하는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 이어 안 대표 등 원내 정당 기준 4자 구도가 예상된다. 여기에 창당 절차를 밟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까지 더하면 5자 구도도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관심은 안 대표의 향후 행보다. 그의 선택에 따라서는 대선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예측 가능한 안 대표의 이후 행보로는 야권 단일화 시도다.

안 대표는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진행했다. 비록 패배했지만 한 차례 경선 함께했다는 점에서 대선 역시 단일화 논의가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지표를 보더라도 정권교체를 제1 과제로 꼽고 있는 야권의 경우 힘을 합쳐야 승산이 커진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주자 간 지지율 격차가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인 만큼 야권의 단일화 여부는 대선 판세 자치를 뒤흔들 파괴력을 가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0월29~30일 실시한 '가상 다자대결' 여론조사 결과, 다자대결에서 이재명 33.2%·윤석열 32.4%·안철수 2.5%·심상정 2.3%·김동연 1.8%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후보로 홍준표 후보를 대입할 경우, 이재명 33.2%·홍준표 28.3%·안철수 4.0%·심상정 2.9%·김동연 1.9%로 조사됐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실시한 가상 다자대결 결과, 이재명 30.5%·윤석열 32.9%·심상정 6.4%·안철수 6.1%·김동연 2.1%를 기록했다.

홍준표 후보가 포함된 조사에서는 이재명 28.2%·홍준표 34.0%·안철수 6.7%·심상정 6.2%·김동연 3.0% 순으로 집계됐다.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안 대표는 당선권에서 거리가 있지만, 다자구도에서 범보수 야권이 정권교체를 위해선 무시할 수 없는 지지율을 보인 셈이다.

25일 대전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충청지역 합동토론회에서 윤석열, 홍준표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25/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이에 따라 안 대표는 우선 당분간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고 몸값을 높이기 위한 독자 행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의미한 지지율을 기록한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단일화 요구가 분출할 수 있고, 제3지대 단일화 동력도 커질 수 있다. 앞서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갈등을 겪었던 것 역시 단일화에 급하게 나서지 않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안 대표의 대선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 후보에 따라 단일화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 안 대표와 껄끄러운 관계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단일화 추진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자신에 대해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꾼다'는 김 전 비대위원장의 비판 발언을 두고 "다른 사람의 그런 발언들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와 유대관계를 맺어왔다"며 "가치 동맹에 같이할 수 있다"고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승민 후보는 전날 "대선 후보가 되면 안 대표와 즉각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단일화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새로운 물결'과 제3지대 연대를 추진한 이후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는 금태섭 무소속 의원과 단일화 이후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했던 지난 서울시장 모델이다.

다만 안 대표와 김 전 부총리는 이날 날 선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안 대표는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같은 분과는 언제든 만나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김 전 부총리에 대해 "현 정권 재경부 장관을 지냈다. 문재인 정권의 공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게 순서"라고 했다.

김동연 캠프의 송문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선거 때마다 출마가 직업이 되어버린 '대선 놀이'를 멈춰야 한다"며 "구태 정치의 또 다른 선언일 뿐"이라고 안 대표를 비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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