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출신 연봉 최소 1억원" 대놓고 홍보..선넘은 개발자 쟁탈전

이민하 기자 2021. 11. 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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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씨앤씨(VCNC)와 쏘카 출신 개발자 대거 채용합니다. 기본급 최소 1억원.'

스타트업업계 IT 개발자 채용 경쟁이 갈수록 과열되는 모습이다. 남의 회사 앞까지 찾아가서 보란듯이 IT 개발자들을 빼가려는 모집 행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회사들의 구인 활동을 제한할 수는 없지만 업계 내부에서조차 최소한 상식의 테두리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자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인수한 VCNC 성수동 사옥 입구에서 한 헤드헌터가 IT 개발자를 채용한다는 팻말을 세우고 인력 모집을 진행했다. VCNC는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개발·운영사다. 모집공고 팻말을 세운 헤드헌터는 회사 후드티를 입고, 지나가는 직원들한테 명함을 건네거나 이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간판처럼 세워둔 팻말에는 영입조건도 노골적으로 적었다. VCNC와 쏘카 출신 IT 개발자를 대거 채용하는데 시니어 개발자한테는 최소 기본급으로 1억원, 주니어한테는 5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타다 측은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제지에 나섰다. 다른 장소도 아닌 사옥 앞에서 타사 헤드헌터가 하는 행위를 놔두고 볼 수는 없어서였다. 타다 관계자는 "모든 스타트업의 가장 큰 관심이 IT 개발자 채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지만, 다른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상식이 없는 행동"이라며 "이런 식의 채용 행위는 당장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VCNC와 쏘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무리한 채용 행위로 논란이 된 업체는 디지털 문구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전통적인 공책 필기 형태를 태블릿PC 등을 이용한 디지털 형태로 변환, 이에 맞는 디지털 문구를 판매한다. 최근 비대면 온라인 교육 수요와 종이 소비를 줄이는 친환경 제품으로 업계의 신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슈미트, 캡스톤파트너스 등 국내 유명 투자기관에서 초기 투자도 유치했다.
해당 업체도 뒤늦게 사과문…업계 "채용시장 과열" 자정 목소리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스타트업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채용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기업 측도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 회사 대표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자극적인 채용 공고 문구가 담긴 포스터와 상도덕에 어긋나는 구인 행위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이러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채용 프로세스 등에 대한 내외부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남성은 내부 임직원이나 공식 협력 중인 헤드헌터도 아니다"며 "구인 과정에 도움을 주겠다는 사적인 제안을 받고 그가 자의적으로 구인 행위를 진행한 것이지, 공식적인 구인 절차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이번 사태를 현재 과열된 IT 개발자 채용 현실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인건비부터 인력 빼가기까지 지나친 IT 개발자 채용 경쟁이 개별 기업은 물론 업계 전체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리드급(팀장) IT 개발자의 경우 연봉 1억원 이상이 기본이며,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사이닝 보너스와 스톱옵션 등 인센티브도 추가로 제공하는 게 보통이다. 상황이 이렇자 자본력이 취약한 초기 스타트업들은 인력을 구하지 못해 서비스 개발 등에 차질을 빚는 게 현실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팀장급 A씨는 "해당 업체도 VCNC와 직접적으로 사업 영역이 겹치는 것도 아닌데, 개발자 구인 시장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며 "경쟁 관계였다면 핵심인력 빼가기로 소모적인 공방을 지속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타트업 업계에서 벌어지는 개발자 채용 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업계 내 공동 인력풀 구축 등 과열 경쟁을 막을 합리적인 방안을 공론화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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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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