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가뭄 나비효과.."택배대란에 식량난도 온다"
"하루에도 전화가 수 십 통씩 오고 주문은 밀려드는데 재료가 없어서 공장을 못 돌린다. 이대로라면 11월 말~12월 초에는 제조사 재고 물량이 소진될 것이고 이후 화물차 발이 묶이면 택배 배송에도 차질을 입을 수 있다."(한 요소수 제조사 관계자)
중국발 석탄 부족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요소 시장을 덮쳤다. 요소 대란은 요소수가 필수인 화물업계, 택배업계에 우선 타격을 준 뒤 수급난이 장기화될 경우 식량안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단 지적들이 나온다.
요소가 필수 원료인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가 요소수다. 요소수란 디젤(경유) 차량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기 위해 쓰인다.
가격 급등은 그만큼 물건 구하기가 힘들단 뜻이다. 국내 경유 화물 차량 가운데 약 200만대 가량이 요소수를 필요로 하며 요소수가 없을 경우 차량이 멈출 수 밖에 없다. 차량 종류, 연비마다 다르지만 통상 화물차 한 대가 600~700km 달릴 때 요소수 10L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대표 요소수 판매 업체로는 롯데정밀화학, 휴켐스, KG케미칼 등이 있다.
최근 중국 요소 가격 급등은 원재료인 석탄 가격 급등에서 기인했다. 중국 정저우 상품 거래소에 따르면 석탄 선물가는 올 1월 4일 톤당 671.4위안(약 12만원)에서 지난달 29일 973위안으로 44.9% 올랐다.
석탄가격이 오른 데에는 중국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석탄 생산 증설 제한, 혹서·혹한기에 대비한 석탄 비축 움직임, 호주와의 무역 갈등으로 인한 호주산 석탄의 중국으로의 수입 제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석탄가 급등에서 출발해 요소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중국은 10월 15일부터 자국 요소 제품의 수출검사를 강화한 것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중국은 요소 등 화학비료를 국가 식량안보와 관련된 특수 상품으로 인식하고 국가 차원에서 공급을 확보하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출 제한에 나서고 있다"고 봤다. 중국에서 요소 수출이 금지된 것은 아니나 사실상 요소 수출을 막는 효과를 낳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중국은 글로벌 요소 생산 1위 국가로 전체 생산량의 약 30%를 담당한다.
무역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해 수입한 요소량은 총 83만5615톤이다. 이 중 중국산 비중이 66.1%다. 차량용을 포함한 기타 요소의 경우, 88.5%를 중국산 요소에 의존하고 비료·비료제조용은 48.3%를 중국산 요소에 의존한다. 이밖에 수입국으로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이 있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셈이다.
요소수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당장 화물차가 움직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화물차 업계가 타격을 입을 경우 택배업계도 연쇄타격을 입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요소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 지속되면 요소수 제조업체의 재고물량이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중순이면 바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12월 이후로는 택배 물량 배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유를 쓰는 다른 포크레인, 지게차, 소방차, 버스 등 특수차량이 멈출 가능성도 제기돼 산업계 전반에 끼칠 파급효과도 심각하다는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요소 수입 제한이 장기화할 경우 식량안보에 끼칠 영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들여오는 요소의 대부분이 식물 생장을 돕는 비료의 원료로 쓰인다"며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이 장기화할 경우 결국 비료가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 경우 그 부담은 농가에 전가돼 식료품, 농자재 가격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나서 중국이 요소 수출 규제를 완화하거나 러시아 등 기타국 수입 경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이 범부처 차원에서 현황 파악 및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요소를 수입해오는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겪는 애로 사항을 파악해 해외 공관 등을 통해 협의를 하는 단계"라며 "대체 수입처 발굴,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업계와 함께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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