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 안 나와요".. 은행권, 3분기 민원 급증했다

박소정 기자 2021. 11. 1. 14: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분기 은행권 민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과 관련한 민원 건수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대출 절벽' 사태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과거 대출 관련 민원 건수는 매 분기 100건대 후반~200건대 초반에 그쳐 왔는데,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128건이 대출 관련 민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분기보다 9% 늘어난 622건.. 절반이 '대출 관련'
대출 분야 민원 건수, 2016년 이후 5년만 '최대'

3분기 은행권 민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과 관련한 민원 건수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대출 절벽’ 사태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수요가 몰려 전세대출 심사 지연 사태를 빚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이번 분기 민원이 두드러지게 급증했다.

1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3분기 소비자 민원 현황에 따르면, 올 3분기(6~9월) 국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에 접수된 민원 건수는 총 62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573건)보다 8.55% 증가한 수치다.

서울 시내 한 시중 은행 앞에 전세자금대출 상담 전용 창구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2019~2020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로 정점을 찍었던 은행권 민원 건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 906건이었던 민원 수는 같은 해 ▲2분기 851건 ▲3분기 646건 ▲4분기 572건으로 내려앉았다. 올해 들어서도 각각 500건대를 유지했다.

올 3분기 돌연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른 은행권 대출 절벽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원 유형별로 볼 때 여신(대출) 분야가 268건으로 전체 민원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대출 관련 민원 건수는 매 분기 100건대 후반~200건대 초반에 그쳐 왔는데,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5년 집계 이래 2016년 2분기(286건), 2015년 1분기(270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많았다.

대출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분야에서의 민원 증가가 눈에 띄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경우 대부분 전분기보다 민원 건수가 늘어났다. 3분기는 은행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 죄기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때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 8월 말 부동산 관련 신규 대출을 모두 중단했고, 이에 따라 연쇄적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여타 시중은행도 주담대나 전세자금대출 등을 틀어막기 시작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전세대출 심사 지연 사태도 민원 폭증의 원인이 됐다. 카카오뱅크는 총 165건의 민원을 기록해, 전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이 중 128건이 대출 관련 민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월 청년 전세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3영업일 이내 빠른 비대면 대출 실행’ 등을 내세우며 시중은행에서 취급하기 꺼리는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공격적인 영업을 했다. 이에 수요가 일시에 몰리면서 심사가 최대 몇주까지 지연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대출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민원 증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는 연말과 내년에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기준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5.30%로, 금융당국이 제시한 최대 6.99%에 근접하고 있다. 금액으로 계산하면 대출 여력은 11조원 정도 남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공급을 허가한 실수요 성격의 전세·잔금대출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빈틈’을 은행들은 더욱 옥죄는 양상이다. 부동산 대출 창구를 닫은 농협은행의 경우 최근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2000만원으로 대폭 줄였고, 하나은행도 지난달 말부터 부동산 담보 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은행권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와 주담대 금리는 각각 4%와 3%를 돌파했다.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이미 주담대 금리 상한이 5%선을 넘어섰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