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의 시간이 다가온다"..이번주 FOMC에 쏠린 눈

이용성 기자 2021. 11. 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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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그동안 숱하게 보내왔던 ‘시그널’이 이제 실현 단계에 왔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

뉴욕타임스(NYT)와 CNBC 등 주요 외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2일(현지 시각)부터 이틀간 열릴 FOMC 회의에서 연준이 매달 1200억 달러 규모로 진행해 온 채권 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결정하고 내년 중반까지 완전 종료한다고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월 1200억 달러에 이르는 채권을 매입해왔다.

미국에서 5개월 연속 5%가 넘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더는 미루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웰스파고의 마이클 슈마허 거시전략 책임자는 이달이나 오는 12월부터 채권 매입을 매달 150억달러씩 줄인다고 발표할 것으로 시장이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달 22일 공급망 병목 현상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고, 이튿날에는 국제결제은행 주최 온라인 콘퍼런스에서는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판단된 경우를 전제해 “물가 안정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파월 의장이 말한 ‘우리의 수단’이란 결국 테이퍼링 시행이다. 연준은 당초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이었으나 공급망 병목 현상이 지속되자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테이퍼링 가능성은 기존에 예고됐던 이슈인 만큼 이를 뒤따를 금리 인상 신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슈마허도 2023년 초까지는 움직임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CNBC는 파월 의장이 내년 중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끝나더라도 연준이 자동으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할 것으로 봤다. 파월 의장은 조만간 자산 매입 축소를 시작해야 한다면서도 아직은 금리를 인상해서는 안 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연준은 금리 인상과 관련해 9월 FOMC 후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인상을 두고 18명의 위원 중 9명이 찬성하고 있어서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바 있다. 다만, 최근 월가에서는 내년에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퍼지고 있는 것이 변수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9일 내년에 금리 인상이 없다는 전망을 내년 7월, 11월 두 차례 인상 전망으로 바꾼 바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산출하는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내년 6월 한 차례 이상 금리 인상 가능성은 65.6%나 되고, 12월까지 두 차례 이상 금리 인상 가능성은 79%에 달한다.

테이퍼링은 증시로 들어갈 자금을 위축하는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소비와 경제성장 둔화가 사업 확장과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실직 상태에 있고 건강과 보건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고용 시장 둔화는 큰 악재일 수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을 포함한 FOMC는 그동안 테이퍼링 시행을 수차례 예고하면서 ‘11월 테이퍼링 시행’은 이미 시장에서 기정사실화된 만큼 오랫동안 시장을 억눌렀던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월가의 헤지펀드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억만장자 투자자인 빌 애크먼 퍼싱 스퀘어 회장은 지난 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뉴욕연방준비은행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결론은 연준이 즉시 테이퍼링을 시작하고, 가능한 한 빨리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음악이 흐르는 동안 계속 춤을 췄지만 이제는 음악을 줄이고 안정을 취할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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