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선 앞둔 정치권 또 집값 상승 불쏘시개 망령

이영웅 2021. 11.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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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두고 또다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GTX가 정차할 수 있다는 기대감만 퍼져도 해당 지역 아파트 가격은 수억원 가까이 오른다.

오산의 집값 상승의 가장 큰 배경에는 GTX-C 노선 연장에 대한 기대감에 있다.

실제로 올해 초 한 언론에서 상록수역에 GTX-C 정차할 수 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인근 아파트가 2억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2배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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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정치권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두고 또다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GTX가 정차할 수 있다는 기대감만 퍼져도 해당 지역 아파트 가격은 수억원 가까이 오른다. 이 때문에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해당 지역구를 비롯해 대선주자까지 GTX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결국 지방분권과 균형개발, 수도권 외곽 주민의 편익 제고 등을 위해 추진되는 광역철도사업이 누더기가 되고 있다. 사업성과 경제성은 철저하게 배제된 채 이곳, 저곳, 사방에서 GTX 정차역 유치하겠다는 공약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건설사들만 정치인과 지자체의 호출과 눈치로 '속앓이'만 하고 있다.

경기도 중저가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오산시의 경우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1년간 64.3% 상승했다. [사진=경제만랩]

경기도 오산을 비롯해 안산과 시흥, 동두천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은 이미 4차 국가철도망(2021~2030년)에서 사업성 부진 등의 이유로 GTX 정차가 무산된 곳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GTX 정차 공약을 내걸면서 기대감으로 집값이 고공행진하는 중이다.

실제로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경기 오산시의 3.3㎡(평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평당 평균매매가격이 지난해 10월 929만원에서 올해 10월 1천525만원으로 1년간 64.3% 상승했다.

오산의 집값 상승의 가장 큰 배경에는 GTX-C 노선 연장에 대한 기대감에 있다. 오산시와 화성시, 평택시는 국토교통부에 수도권 GTX-C노선 연장을 건의한 상태다. 문제는 이곳 지역은 광역철도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데다 이미 4차 국가철도망 사업에서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광역철도는 전체 구간이 대도시 주요 통근지역(서울시청 또는 강남역)을 기준으로 40㎞ 이내 건설해야 한다. 하지만 화성, 오산, 평택은 모두 40km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 정부가 해당 제도 개선 작업에 돌입했지만,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올해 경기도 내 집값상승률 2위를 기록한 시흥시, 4위를 기록한 안산시 모두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 모두 GTX-C 연장에 대한 기대감에 들뜬 상태다. 실제로 올해 초 한 언론에서 상록수역에 GTX-C 정차할 수 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인근 아파트가 2억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2배 껑충 뛰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GTX-C노선을 경기 평택과 시흥까지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를 비롯한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서남부권 최대 숙원사업인 GTX 카드를 통해 지역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GTX 사업은 표류하고 있다. A노선은 전 구간 개통이 수년 뒤로 밀렸다. C노선은 각종 지자체의 요구 속에 사업속도에 문제가 생기는 분위기다. B노선 역시 당초 올 연말 목표로 추진했던 민자구간 시설사업기본계획(RFP) 고시도 무산됐다.

물론 균형개발 입장에서 수도권 외곽지역의 교통편익은 분명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국토부가 이미 사업성을 종합 검토해 4차 국가철도망 계획을 마련한 만큼 여기 저기, 추가 정차 공약을 남발하는 것은 '떼쓰기'와 다를 바 없다. 집값을 잡겠다는 것인지, 떠받들겠다는 것인지 정치인은 선택해야 한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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