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빠진 전세대책 예고..시장에선 벌써부터 갸웃

노해철 기자 2021. 11.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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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이중가격 심화에 빌라·연립주택 공급 확대 거론
아파트 수요 흡수엔 '미흡'..내년 전세난 심화 우려
서울 도심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2021.10.3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노해철 기자 = 정부가 연말쯤 내놓기로 한 추가 전세대책을 두고 시장에선 벌써부터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연말 대책은 빌라를 포함한 비(非)아파트에 대한 규제 완화 등 기존 대책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의 공급 확대는 아파트 전세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이중가격’ 현상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에서 전세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올해 안에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한 추가 전세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시장 불안의 주범인 이중가격 현상을 겨냥한다.

이중가격 현상은 전월세상한제(5% 이내 임대료 인상)를 적용받는 갱신계약과 이를 적용받지 않는 신규계약 간 전셋값이 크게 벌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삼중가격'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신규계약에 대한 전월세상한제 적용이나 표준임대료 도입 등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국토부는 새로운 규제보다는 공급 확대를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규제를 통한 인위적인 가격 조정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전세대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세 물량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Δ도심 내 자투리 땅 활용 Δ사전매입약정 확대 Δ빌라·연립주택 등 조기공급 Δ도시형생활주택(도생주)·오피스텔 규제 완화 등을 제시했다. 공급 확대로 전세시장 안정세를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노 장관은 "전세시장에는 5% 한도의 2년 경신계약과 4년간 기대수익을 반영한 신규계약 등 두 가지 상품이 존재한다"며 "앞으로 집값이나 전셋값이 안정세나 떨어진다는 기대가 있으면 4년 상품의 임대료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수요자들이 필요로 하는 아파트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은 빠져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사전청약 확대와 내년 계약갱신청구권 종료 등으로 새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이를 뒷받침할 공급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공급 확대는 '공급 미스매치(부조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의 단기 물량을 늘리더라도 아파트를 선호하는 시장의 수요를 흡수하기엔 역부족이란 설명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오피스텔, 빌라 등 비아파트의 공급 확대는 1인 가구의 전세난 해소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전세시장 전체에 안정을 가져오기엔 미흡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11만4000가구를 공급하는 전세대책(11·19대책)을 발표했지만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올해 5월에는 후속조치로 신축매입약정과 공공전세주택, 호텔·상가 등 비주택 리모델링 등으로 공공임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비아파트 위주의 대책이란 점에서 '반쪽'에 그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시장에선 기존 규제의 한시적인 완화를 통해 아파트에서도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의 입주자를 대상으로 최초 입주일부터 최대 5년간 실거주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전월세금지법'을 유예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임대차3법이 시장에 자리 잡으려면 상당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도심 내 아파트 입주 물량에서 전세 물량이 나올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학회장은 "집주인들의 세금 부담이 늘면서 전세 시장에서 월세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전세 공급이 이뤄지려면 종합부동산세, 재산세를 일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sun9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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