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낮췄더니, 매출이 늘어났다

성유진 기자 2021. 11. 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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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건강 관심 늘어.. 설탕·나트륨 줄인 '로 푸드' 인기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3분기 누적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음료 사업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74억원(5.5%) 늘어난 1조29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스는 덜 팔렸지만 탄산음료와 스포츠음료, 생수 매출은 늘어난 결과다. 특히 올 초 내놓은 ‘칠성사이다 제로’와 ‘펩시 제로슈거’가 610억원어치나 팔리며 실적을 이끌었고, 전체 탄산음료에서 제로 칼로리 제품의 비중도 10%를 넘어섰다. 회사 관계자는 “250mL 캔 기준으로 두 제품 모두 월 1000만캔씩 팔렸다”며 “연말까지 각각 1억캔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올 2월 내놓은‘칠성사이다 제로’(왼쪽)는 매월 1000만캔씩 팔리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곤약을 활용한 간편식 제품(오른쪽)을 내놨다. /롯데칠성음료·대상·마켓컬리

틈새 상품 정도로 여겨지던 ‘로 푸드’ 제품이 식품업계의 주력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로 푸드는 당과 나트륨, 지방 같은 특정 성분을 빼거나 줄인 제품이다. 코로나 이후 건강과 체중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로 푸드를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를 넣은 제품, 밀가루 대신 곤약·두부 등 열량이 낮은 재료를 이용한 음식 등이 인기다. 로 푸드의 약점인 맛에서도 “기존 제품보다 맛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합격점을 받고 있다.

◇단종 제품도 살려낸 ‘제로’ 열풍

저칼로리 제품 약진이 가장 두드러진 건 탄산음료 시장이다. 동아오츠카가 지난 2010년 출시한 제로 칼로리 음료 ‘나랑드 사이다’는 코로나 전까진 매출이 연간 10~20%씩 늘어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덮친 작년부터 매출이 껑충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작년에 매출 330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160억원) 대비 두 배로 늘었고, 올해 역시 100% 넘는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로 푸드 제품 판매량 증가율

2006년 출시된 코카콜라 제로 역시 코로나 이후 판매가 급증했다. 코카콜라를 판매하는 LG생활건강의 올 3분기 음료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는데, 코카콜라 제로 매출이 53% 늘어난 점이 큰 영향을 줬다. LG생활건강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는 스프라이트 등 주요 음료 제품군에서도 올 들어 저당·저칼로리 제품을 새로 내놨다.

롯데칠성음료는 2015년 단종됐던 ‘칠성사이다 제로’를 올해 2월 재출시했다. 2011년 ‘오리지널 맛 그대로’를 내걸고 등장했지만 “맛이 다르다”라며 소비자가 외면하자 판매를 접었던 제품이다. 하지만 이번엔 “오리지널보다 맛있다”는 평까지 나오며 인기다. 회사 측은 “대체 감미료 종류를 바꾸고 맛을 개선해 오리지널 제품 맛과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과자·면 제품도 저칼로리로

롯데제과는 지난 9월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로 단맛을 낸 ‘무설탕 과자’를 선보였다. 쁘띠몽쉘 등 두 가지 제품에 우선 적용했고, 파이·젤리·초콜릿 등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저칼로리 아이스크림도 쏟아지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지난 8월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을 내놨다. 이마트의 자체 상표 브랜드(PB) 피코크는 일부 과자 상품을 설탕을 줄이거나 없앤 상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강한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높지 않은 스테비아 토마토. /마켓컬리

마켓컬리에서는 올 들어 9월까지 스테비아 토마토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배 이상 더 팔렸다. 대체 감미료를 첨가한 품종으로 일반 토마토와 열량은 비슷하지만 더 달콤하다. 스테비아 토마토가 인기를 끌자 스테비아 감귤, 복숭아, 참외, 키위, 수박 등도 출시되고 있다. 설탕, 나트륨 함량이 적은 그릭 요거트와 무설탕 초콜릿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1%, 941% 더 많이 팔렸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설탕에 부담감을 가진 고객들이 저당, 무가당 식품을 선택하면서 관련 제품군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곤약, 두부를 이용해 만든 밥과 면 종류도 인기다. 곤약은 쌀보다 칼로리가 낮은 데다 포만감이 커 면, 밥은 물론 떡볶이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되고 있다. 풀무원이 작년 5월 출시한 두부면은 1년 만에 500만개가 팔렸다. 두부면이 품절 사태를 빚자 풀무원은 올해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연간 판매 목표도 2배 이상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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