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마친 문대통령, 교황 만나 평화 모색·백신 선도국 강조
백신 공급·기후변화 대응책 모색..프랑스·독일 등과 연쇄회담
(로마=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3박 4일간의 로마 방문 일정을 마쳤다.
지난 28일 이탈리아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튿날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데 이어 30일부터 이틀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과 백신 보급·기후변화 대응책 등을 두고 머리를 맞댔다.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의지를 재확인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불씨를 이어갔다.
G20 정상회의에서는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한 국가의 위상에 걸맞게 코로나19 극복과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영국 글래스고로 자리를 옮겨 다음 달 1일부터 2일까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한다.
교황 방북 의지에 바이든도 호응…방역 등 변수에 성사는 미지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이탈리아 방문의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9일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다시 한번 방북을 제안했고, 교황은 "초청장을 보내주면 평화를 위해 기꺼이 가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메신저 역할을 하겠다는 교황의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의 동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를 어느 정도 불식할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평화의 사도'라는 상징성을 가진 교황의 방북이 성사만 된다면 남북·북미 간 교착 상태를 풀고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추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도 지난 30일 기자들을 만나 교황청이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과 접촉하는 등 교황의 방북 여건을 만드는 데 노력한다고 말해 남북·북미 대화 진전에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코로나19 방역 등을 고려하면 방북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북한이 방역 비상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인도적 지원 업무를 하는 국제기구 직원도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교황의 방북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G20 정상회의 계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이 성사되지 않은 채 2∼3분 간의 조우에 그친 것도 아쉬운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종전선언의 조건과 시기 등을 두고 시각차가 노출된 가운데 양국 정상을 수행한 한미 외교장관이 현지에서 회담을 하긴 했지만, 정상회담이 이뤄졌다면 종전선언의 견해차를 좁히는데 좀 더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었다는 점에서다.
글로벌 백신공급·기후변화 대응서 선도국가 위상 확보에 집중
이번 G20 정상회의의 주된 이슈 두 가지는 글로벌 백신 공급을 비롯한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국제사회의 협력이었다.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 데 따라 국제사회에서 기대되는 역할이 커지는 상황에 맞춰 문 대통령 역시 이번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지속해서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 공급의 경우 글로벌 백신 제조 허브로서 백신 부족 국가를 직접 지원해 접종 격차를 줄임으로써 모든 나라의 접종률을 함께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는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등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소개하며 전 지구적 대응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유럽연합(EU)·프랑스, 호주, 독일 정상과의 양자 회담에서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지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비중 있게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및 신흥국 간 가교 역할을 이행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위상이 강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판 뉴딜 등 우리의 우수 정책을 공유하고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통해 국제무대에서의 존재감을 키워가겠다는 포석이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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