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119구조대원들, 업무용 단체대화방에서..
지난 3월, 인천 중부소방서 119구조대 1팀의 단체대화방입니다.
자격증 시험을 보러 간 팀장이 앞자리 여성의 뒷모습을 촬영해 공유합니다.
다음 날, 커피 주문을 받는데 해당 여성 이름이 다시 언급됩니다.
노골적이고 지저분한 음담패설도 오갑니다.
한 구조대원의 배우자가 대화방에서 이런 내용을 발견해 지난달 권익위와 인권위에 신고했습니다.
[임주연 (가명) / 채팅방 제보자 : 같은 여성으로서 수치심을 느꼈고, 그냥 있으면 안 될 상황 정도인 것 같아서 국민신문고에 신고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권익위는 담당이 아니라서, 인권위는 피해 여성이 사실을 알게 되면 오히려 충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 처리했습니다.
다시 국민신문고에 같은 제보를 접수했더니 해당 소방서는 문제 발언을 한 팀원 3명에게 징계 없이 '주의' 처분만 내렸습니다.
피해자 본인이 직접 신고하지 않아서 처벌이나 징계가 어렵다는 겁니다.
[인천 중부소방서 관계자 : 공무원으로서 이건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우리도 판단했기 때문에, 주의 처분을 한 거거든요. 앞으로도 계속 교육을 해 나갈 예정입니다.]
[신진희 / 성폭력 전문 국선 변호사 :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경우에는 명예훼손으로 처벌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건이 아닌가….]
하지만 의료진 못지않게 신체 접촉이 많은 구조대원의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관대한 처분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임주연 (가명) / 채팅방 제보자 : 구조대원이라는 직업이 일반 시민들을 대면하는 직업인데 여성에 대해서 그 정도로 심한 희롱이 있다는 것은 성 의식이 일단 잘못된 거고….]
피해자 본인이 피해를 인지하기 어려운 사이버 성폭력의 특성을 제도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서승희 / 한국 사이버 성폭력센터 대표 : 사이버 성폭력의 특성 자체가 피해자가 자신의 폭력 경험에서 소외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이버 성폭력은 가벼운 것,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되곤 합니다.)]
119구조대원을 포함한 소방공무원들이 성 비위로 징계를 받는 사례는 최근 4년간 계속 늘어 지난해 37건에 달했고, 절반 이상은 경징계에 그쳤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촬영기자: 유준석
그래픽: 황현정
자막뉴스: 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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