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름 따서... ‘習주석’ 말씀 공부하라는 앱 ‘學習강국’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1. 10. 3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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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2019년 출시한 '학습강국' 앱. 제목에서 '학습(學習)'을 큰 글씨로 강조했다.(실선 안)

최근 중국 인터넷 감독 당국은 인터넷에서 인용, 전파할 수 있는 온라인 매체 명단을 5년 만에 갱신하면서 ‘학습강국(學習強國)’을 포함시켰다. 학습강국은 2019년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출시한 학습 앱(휴대전화 응용프로그램)이다. 내년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사상 교육, 전파를 더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학습강국에는 중국 공산당 역사 관련 내용도 있지만 대부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말과 글로 채워져 있다. 앱을 열면 시 주석의 주요 연설, 한 주(週) 주요 일정이 맨 먼저 나온다. 시 주석의 과거 중요 연설이 담긴 ‘시진핑 금구(金句)’, 시진핑의 육성 연설을 올려놓은 ‘시진핑 목소리’ 등의 코너도 있다.

시 주석 이외에 리커창 총리 등 다른 최고 지도부(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앱 이름에 있는 학습(學習)이 ‘배우다’라는 일반 동사가 아니라 ‘시(習) 주석을 배운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앱의 제목에도 ‘학습’을 큰 글씨로 강조해놓았다.

중국 여러 기관에서는 학습강국을 간부⋅당원 교육에 활용한다. 휴대전화 번호로 로그인하기 때문에 실명제로 운영된다. 앱의 학습 코너에는 개인별 점수 코너가 있어 활동에 따라 점수를 쌓도록 돼 있다.

예를 들어 하루 한 차례 로그인하면 1점, 시 주석 관련 관영 매체의 뉴스를 보면 뉴스 1건당 1점, 시 주석 과거 연설 관련 퀴즈 5개를 풀면 1점을 받을 수 있다. ‘베이징 올림픽’ ‘중국 유엔 지위 회복 50주년 기념 시진핑 주석 연설 정신’ 등 특정 주제에 대한 퀴즈풀이 코너, 온라인으로 친구와 문제 풀이 시합을 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일부 기관에서는 소속 직원들에게 학습강국 앱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도록 요구하고, 순위를 공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학습강국 점수 올리는 법을 다룬 적도 있다. 한 소식통은 “중국의 각 기관이 사실상 학습강국 앱 사용을 의무화하자, 대신 퀴즈를 풀어서 점수를 올려주는 아르바이트도 출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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